국가대표 유통주들, 청산가치 아래로 '털썩'…콧대 꺾인 이유는?

입력 2014-04-04 10:46  

[ 강지연 기자 ] 국내 대표 유통주들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소비 침제와 정부 규제 '악재'가 백화점·마트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배 이하로 떨어뜨렸다. PBR 1배 이하는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 수준이거나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 한다는 의미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유통종목인 롯데쇼핑 주가는 올 들어 19% 미끄러졌다. 올 초 41만 원를 회복했던 주가는 지난 달 다시 30만 원 초반대로 하락했다.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PBR은 0.6배로 떨어졌다.

신세계이마트는 각각 PBR 0.9배, 1.03배로 밀려났다. 현대백화점도 PBR 1.09배 수준이다.

◆ 소비부진에 영업규제 '연타' 맞아

국내 대표 유통주들의 주가를 끌어내린 주범은 소비 부진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치인 100을 넘으면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임을 나타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15개월째 기준치를 넘었다.

하지만 심리 개선이 실질적인 소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올 1~2월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3% 역신장했다. 백화점의 경우 2.2%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고마진 상품인 의류 매출이 부진했다. 윤달 효과로 혼수 용품 판매가 증가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동향은 여전히 소비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며 "의류와 잡화 상품 매출이 부진하고 식품 등 필수소비재의 소비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영업규제도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정부는 지난해 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과 영업일을 제한했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등의 종목이 영업 규제로 타격을 받았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70% 수준인 대형마트 의무휴업 비율은 향후 90%까지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 1~2월 구매건수는 이를 반영해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추락한 유통주, 지금 살까 말까

전문가들은 당분간 유통주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평가) 매력은 높아졌지만 1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 연구원은 "2분기 소비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막연해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며 "단기 매수가 가능한 수준은 1분기 기존점 매출 증가율 '백화점 5%·대형마트 2%'"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유통주를 둘러싼 투자자들의 답답함은 현실과 기대의 차이"라며 "통상 이 정도의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와 소비심리지표 수준이면 내수경기가 개선될 만도 하지만 실제론 기미가 포착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백화점·대형마트 등 정통 유통주보단 홈쇼핑, 편의점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유통 업종에서 홈쇼핑과 편의점은 실적에 대한 우려가 비교적 적다.

홈쇼핑 종목은 모바일 채널의 높은 성장세로 다른 정통 채널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강점이 있다. 편의점 종목의 경우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등의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하지만 소비경기와 관련이 가장 낮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주목해야 할 유통 종목으로 GS홈쇼핑, CJ오쇼핑, GS리테일 등을 꼽았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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