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는 2008년 푸조 207GT를 구입한 후 잦은 고장과 부품 파손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서비스센터마다 정비에 대한 의견이 달라 과잉 정비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이씨의 차는 구입한 지 일 주일도 안 돼 창문이 내려가지 않는데 이어 미션과 ECU(엔진제어장치)에 문제가 생겼다. 차량 결함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지만 교체할 수 없다는 딜러사의 말에 수백만 원의 수리비를 지불했다.
최근 리모콘 키가 파손되는 일이 반복되며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씨는 "차에 시동을 끄려고 키를 돌리는 순간 부품이 반으로 쪼개졌다"며 "3년 전 똑같은 일을 겪었던 터라 황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차를 구입한 지 3년 만인 2011년에도 키를 감싸는 플라스틱 케이스가 산산조각 난 경험이 있다. 별다른 충격을 가하지 않았으나 파손된 리모콘 키의 교체 비용에 30만 원이 들어갔다.
이씨는 "리모콘 키도 소모품이라는 정비사의 말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교체했다" 며 "만만찮은 비용도 부담이지만 교체 기간으로 2~3시간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손으로 리모콘 키를 교체하는 사례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독일차업체 정비사는 "배터리 교체 외에 파손되는 일이 거의 없어 소모품으로 분류하기 애매하다" 며 "소모품으로 보더라도 3년마다 교체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푸조 공식 서비스센터마다 다른 진단을 내놔 과잉 정비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푸조 서비스센터에선 키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며 2~3주의 기간과 17만 원의 견적을 제시했다.
반면 다른 서비스센터에선 케이스 내부의 키와 칩이 온전해 케이스만 교체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경우 12만 원의 비용으로 하루 만에 수리가 마무리된다.
이씨는 "같은 공식 서비스센터에서도 다른 의견을 내놓으니 서비스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 며 "수입차 과잉 정비 문제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2012년 보험사가 지금한 수입차 부품 건당 평균 수리비는 국산차의 5.4배인 185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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