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포털인 구글이 한국 시장에서 숨겨왔던 발톱을 드러냈다. 구글이 검색 광고에 음영 표시를 없애면서 네이버,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포털업체들과 '역차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검색과 광고를 구별하던 음영 표시를 삭제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발전 권고안'을 통해 이용자가 포털 사이트에서 광고와 그 외 검색 결과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인터넷 사업자의 광고 구분 방식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고, 수백 억원의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구글 방식처럼 배경색을 적용해 광고와 다른 정보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는 검색광고 영역에 광고를 인지할 수 있는 문구를 넣어 정보와 구분해 왔다. 일각에선 이 방식만으론 이용자들이 광고를 인지하지 못한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검색광고 업체는 이용자들의 혼돈을 이용한 포털의 상술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검색광고 영역 표시를 강화하며 배경에 음영을 넣었다. 또 한글로 광고 표기 문구를 삽입하는 등 광고 영역 구분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구글이 음영을 제거하고 '광고' 라벨만 부착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국내 포털 업체들은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국내 인터넷 사업자에만 족쇄를 채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미래부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당시 구글의 PC 검색 점유율은 3.8%였다. 국내 3위 포털업체인 네이트는 올 1월 검색 점유율 1% 선마저 붕괴했다. 네이트는 직접 검색사업을 포기하고, 다음에 운영을 위탁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부는 구글 방식인 음영 표시를 사실상 강요해 왔으나 이젠 입장이 애매해졌다" 며 "이용자 후생이란 명분도 잃으면서 과도한 규제 잣대를 국내 기업에만 들이댔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입김이 닿지 않은 상황에서 구글은 검색광고 시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글 측은 "지난 9월 구글은 광고에 '광고'라는 선명한 라벨을 표시하는 내용을 포함해 모바일 구글 검색의 룩앤필을 업데이트한다고 발표했다" 며 "구글은 다양한 스크린에서 일관성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 라벨을 데스크톱 결과에도 테스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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