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복지 늘려선 재정 감당못해…민간 참여 확대를"

입력 2014-04-04 21:08  

한반도선진화재단-한경 공동 '한국 경제 현안 진단 토론회'

"인프라는 민간이 구축하고 정부는 취약계층 집중 지원"



[ 김우섭/고은이 기자 ]
“영유아 보육료와 양육수당 일괄 지급, 무상급식 등 현 정부의 보편적 복지 기조에서는 부족한 복지 인프라를 늘릴 수 없습니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 회장은 4일 한반도선진화재단과 한국경제신문이 공동 기획한 제2회 ‘한국 경제 현안 진단 토론회’ 발표자로 나와 “복지 부문의 민간 참여를 확대해 인프라는 민간이 구축하고, 정부는 취약 계층을 집중 지원하는 형태로 복지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스웨덴 등 북유럽은 이미 1970년대부터 복지 인프라와 제도를 확충해 온 나라”라며 “한국도 이 같은 복지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선 막대한 재정 지출이 수반되는데 현 정부의 재정 상태로는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계층 이동의 시발점이 되는 보육, 교육, 출산 등의 분야에서는 보편적 복지보다는 선택적 복지 시스템을 채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들 분야에서 ‘보편적 복지’는 낭비이고, 인프라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된다”며 “단순히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준다고 일시에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결코 대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보육 시설 등 기초 인프라는 민간이 짓게 하고, 정부는 일부 계층에 바우처 등을 제공하는 형태의 선택적 복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우처는 정부가 특정 수혜자를 대상으로 복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일종의 쿠폰이다.

그는 민간 참여를 통한 복지 기술 혁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미래의 복지서비스는 신기술을 적용할 부문이 많아 민간 투자만 이뤄진다면 국가가 지출하는 복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노인들이 쓰는 보청기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기술 개발을 통해 단가를 낮추면 정부가 지출하는 복지 비용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돈이 드는 내용을 담은 법률의 남발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페이고(pay-go)’ 준칙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페이고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법률을 제출할 때 세입 대책을 마련하거나 다른 의무지출을 줄이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그는 “복지가 성장에 기여하지 못한다면 복지재정 확충은 경제 성장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우섭/고은이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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