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 베트남 이번엔 브라질…해외투자마다 이러니

입력 2014-04-06 20:30   수정 2014-04-07 04:54

브라질 국채 투자자들이 큰 평가손실을 입고 있다는 보도다. 작년 10월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평가손실이 1500만원에 이르는 정도라고 한다. 브라질이 해외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작년 4월부터 기준금리를 잇따라 올리고, 신용평가회사인 S&P가 브라질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악재가 속출하며 투자여건이 악화되고 있어서다. 작년 경제성장률은 2.3%로 남미 평균치에도 못 미쳤고, 헤알화 가치는 지난해 16%나 떨어졌다. 올 들어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현재 연 12.87%로 1년 전보다 2.91%포인트나 급등(채권값 폭락)한 상태다.

브라질 국채는 2010년 국내에 소개된 이후 거액 자산가들 사이에서 절세용 투자상품으로 각광을 받아왔다. 10년 이상 장기투자하면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이 연 2000만원 이상으로 확대된 데 따라 더 주목을 끌었다. 2012~2013년에만 4조원어치가 팔렸다. 만기가 길고 본격 투자 2년여 만에 평가손실을 걱정해야 할 처지이니 투자자들의 상심도 클 것이다.

사실 브라질의 금리·환율 정책은 온탕 아니면 냉탕이다. 브라질은 투기자금을 억제하려고 2011년 7월 토빈세를 도입했지만, 지난해 6월 반대로 들어온 자금을 지켜야 한다며 2년 만에 폐지했다. 올 6월에는 월드컵, 10월에는 대선이 있다. 재정확대 등 리스크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경제성장률도 그렇지만 금리 환율 같은 변수는 해당국가 중앙은행 총재나 재무장관도 알지 못할 것이다. 더구나 만기가 긴 만큼 어떤 리스크가 불거질지 모른다.

이미 중국펀드, 베트남펀드로 홍역을 치렀는데도 브라질 국채 같은 문제가 또 벌어진다. 국내 금융사들의 분석 능력도 문제지만 온통 쏠림현상인 한국인의 투자성향도 구경거리다. 은행도 금융투자업계도 자기 자금으로 해외 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봤던 사례가 한둘이 아니었다. 한탕주의가 만들어낸 국제 망신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먼저 실력을 기르고 해외투자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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