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강세 언제까지] 환율 1050원선 붕괴 바라만 본 정부…원화강세 가팔라지나

입력 2014-04-09 20:43   수정 2014-04-10 04:26

10원 급락 1041원…5년8개월 만에 최저

글로벌 달러화 약세…한국 경상흑자 행진
시장개입 명분 작아…玄부총리 "더 지켜봐야"



[ 김유미 / 마지혜 기자 ]
9일 미 달러화당 원화값이 하루 만에 10원 넘게 급등(환율 하락)하며 1040원대 초반을 찍었다. 지난 3년여간 원화값의 상한선으로 여겨졌던 달러당 1050원대가 속절없이 깨졌다.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주식 매수, 글로벌 달러 약세 등 원화값 상승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다. 올초까지만 해도 1050원선 붕괴를 발 빠르게 막았던 외환당국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1050원 깨지자 손절매 몰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보다 10원80전 오른(환율 하락) 1041원4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2008년 8월14일(달러당 1039원80전) 이후 5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값이다.

이날 환율 하락은 전날 밤 역외시장에서 달러 매도세가 거세게 일면서 예고됐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이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지 않아 유로화와 엔화가치가 달러 대비 올랐던 것. 분위기를 이어받아 원화값도 개장하자마자 달러당 1046원으로 뛰었다. 장중 1050원대를 벗어난 것은 지난 1월2일(1048원30전) 이후 올해 두 번째. 당시엔 정부와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여 원화값이 금방 1050원대로 복귀했다.

○달러 매도 거센 이유

이번엔 달랐다. 원화값은 개장 한 시간 만에 장중 1040원10전까지 급등하며 1030원선 진입 직전까지 갔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두드러졌다”며 “그러자 손실을 입으면서도 달러를 처분하려는 손절물량이 몰려 오전 내내 긴박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원화값 상승세가 특히 거센 이유가 있었다.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돼 수출업체마다 달러를 쌓아둔 상태다. 최근 주식시장에선 외국인이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원화를 사고 달러를 팔았다. 시장의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 것도 배경이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과장은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사라지면서 이번주 신흥국 통화에 대한 매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G20 앞두고 정부개입 신중

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끌어내릴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과도한 원화값 상승을 방어해왔지만 이날은 그런 움직임이 눈에 띄지 않았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환율 급락과 관련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늘 환율 수준보다는 변동성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인지 이날 당국의 구두·실탄 개입은 없었다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 추가 하락 저지에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경팔 외환선물 팀장은 “글로벌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원화만 억지로 끌어내리면 국제사회에서 눈총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외환은행 과장은 “현재 수급구조로 볼 때 당분간 원화값이 달러당 1030원대까지 고공행진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새롭게 언급할 경우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심도 만만찮다. 특히 장기적으로 미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달러화 강세현상이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유미/마지혜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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