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 속 4남매 방치…경찰 아동학대여부조사

인분 묻은 이불 기저귀 등 ?어 악취진동


경북 칠곡 계모 의붓딸 확대 살인사건에 이어 인천에서도 초·중·고교생 4남매가 부모의 방치 속에 쓰레기가 잔뜩 쌓인 집에서 수년간 생활해 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 인천 계양경찰서와 인천 북부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의 한 주택가 원룸에서 “이웃집에 며칠째 아이들끼리만 있는 것같아 불안하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인천 계양경찰서 계산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이 신고된 김(39·여)씨의 집을 확인한 결과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오물이 나뒹굴고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거실에는 오물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쌓여 있었다. 부엌 싱크대에는 먹다 남은 각종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화장실에는 빨래와 용변을 본 뒤 사용한 휴지가 함께 뒤섞여 있었다. 집 안 곳곳에서는 죽어 있는 바퀴벌레 수십 마리도 나왔다.

A씨의 집에 출동했던 강모(38) 경사는 “집 내부가 쓰레기와 악취로 아비규환이었다”며 “아이들이 쓰레기 더미가 쌓인 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TV를 보고 있는모습에 놀랐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야간에 요양병원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김씨는 매일 새벽 3시께 귀가해 지난 7년간 집안 청소를 하지 않고 아이들을 방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에 소재한 공장에 다닌다는 박씨의 남편은 몇달째 집에 들어오지 않고,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박씨는 9일 아동보호기관 조사에서 “너무 바빠서 집안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자녀 4명은 지난 7일 곧바로 병원과 아동보호기관에 인계됐다.

현재 막내 딸(7)은 발육상태가 안좋고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장남(17)과 지적 장애가 의심되는 둘째 아들(13)은 인천의 한 청소년 쉼터에, 첫째 딸(9)은 아동학대 피해자 임시보호센터에서 각각 생활하고 있다.

아동보호기관은 김씨가 최근 아동학대 방지 서약서를 쓰고 “자녀들을 잘 돌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의 한 관계자는 “아이들이 쓰레기더미같은 집에 방치된 것만으로 아동학대로 단정할수없어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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