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기술은 정보기술(IT)산업 발전을 이끄는 핵심이다. 경제활동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은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보다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빨랐다. 대한민국을 IT 강국으로 도약시킨 주역도 이동통신 기술이다. 이동통신 기술은 반도체 등 연관 기술과도 연관성이 높다. 이동통신을 중심으로 한 기술 발전과 관련된 용어들을 살펴본다.
기술의 진화 2G→3G→4G
통신기술의 진화는 ‘G’로 표시된다. 3G, 4G 할 때의 G는 세대(generation)의 머리글자다. 3세대, 4세대 통신을 일컫는 말이다. G앞에 붙는 숫자가 커질수록 기술이 한 단계 진화됐음을 의미한다. 이동통신 기술은 현재까지 4G까지 진화된 상태이고, 이동통신 업계는 5G 기술개발에 속력을 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업체가 임의로 G를 붙일 수는 없다. 각자의 기술을 임의대로 사용하면 호환성 문제 등이 야기돼 혼란이 생길 수 있다. 국제적으로 표준을 적용해 G를 정하는 이유다. G를 크게 분류하면 1G는 ‘목소리 통신’ 세대다. ‘벽돌’만한 크기의 전화기를 들고 다니며 폼을 잡던 세대다. 혼선도 생기고 통화도 자주 끊겼다. 문자나 사진을 보내는 건 꿈도 못 꿨다.
2G는 디지털 정보화시대로 불린다. 1996년 CDMA(부호분할 다중접속) 기술이 개발되면서 2G 시대가 열렸다. 목소리에 문자서비스 기능이 추가됐다. 2G에 영상통화 기능이 첨가된 것이 3G다. 2006년께 첫선을 보였다. 3G는 2G보다 전송 속도가 훨씬 빠르고 데이터 용량도 훨씬 커졌다. 긴 문자와 영상통화, 인터넷 접속도 가능해졌다.
4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3G보다 30배나 빨라졌다. 동영상 보기, 인터넷 접속 등이 모두 가능하고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빠른 속도로 영화를 내려받을 수 있다.
어디서든 연결되는 ‘유비쿼터스’
유비쿼터스는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다. 사용자가 기기나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컴퓨터 관련 기술이 생활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음을 뜻하는 ‘퍼베이시브 컴퓨팅(pervasive computing)’과 같은 개념이다.
1988년 미국의 사무용 복사기 제조회사인 제록스의 마크 와이저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처음으로 등장했다. 컴퓨터에 어떠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냉장고 안경 시계 스테레오장비 등과 같이 어떤 기기나 사물에 컴퓨터를 집어넣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IT 환경 또는 IT 패러다임을 뜻한다.
유비쿼터스 시대는 가정·자동차는 물론 산 꼭대기, 심지어 비행기 안에서도 IT를 활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이동통신 사용자도 늘어나 IT산업의 규모와 범위도 그만큼 커지게 된다. 사물과 사물이 서로 소통하는 이른바 ‘사물인터넷’도 유비쿼터스가 확산된 결과다. 유비쿼터스 네트워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광대역통신과 컨버전스 기술의 일반화, IT 기기의 저가격화 등 IT의 고도화가 전제돼야 한다.
필요할 때 꺼내쓰는 ‘클라우드’
클라우드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초대형 고성능 컴퓨터(데이터센터)에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를 저장해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다.
각종 자료를 사용자의 PC나 스마트폰 등 내부 저장공간이 아닌 외부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 뒤 내려받는 서비스를 말한다. 사진·문서·동영상 등 각종 콘텐츠를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한 뒤 인터넷으로 접속해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이용할 수 있다. 2011년 애플사가 시작한 아이클라우드(iCloud)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N드라이브, 다음 클라우드 등이 개인용으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장된 콘텐츠가 많을수록 더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어 인터넷 업체에서 차세대 서비스로 주목하고 있다.
개인 간 파일 공유 ‘P2P’
P2P(peer to peer)는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어 파일을 공유하는 것을 뜻한다. 개인 컴퓨터끼리 직접 연결하고 검색함으로써 모든 참여자가 공급자인 동시에 수요자가 되는 형태다.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어느 정도 서버의 도움을 얻어 개인 간 접속을 실현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냅스터, 우리나라의 소리바다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른 하나는 클라이언트 상호간에 미리 주소(IP address) 등의 개인정보를 공유해 서버 없이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다. 그루텔라가 대표적이다.
무어의 법칙 vs 황의 법칙
‘무어의 법칙’은 마이크로칩에 저장하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1965년 페어차일드의 연구원으로 있던 고든 무어가 마이크로칩의 용량이 매년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측하며 만든 법칙이다. 1975년 24개월로 수정되었고, 그 이후 18개월로 재수정됐다. 이 법칙은 컴퓨터의 처리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메모리 용량이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인텔의 반도체는 이러한 법칙에 따라 용량이 향상됐다. 인터넷은 작은 노력으로도 커다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메트칼프의 법칙’, 조직은 계속적으로 거래 비용이 적게 드는 쪽으로 변화한다는 ‘가치사슬을 지배하는 법칙’과 함께 인터넷 경제 3대 원칙으로 불린다. 또한 컴퓨터의 성능이 거의 5년마다 10배, 10년마다 100배 개선된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황의 법칙’은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이론이다.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현 KT 회장)이 ‘메모리 신성장론’을 발표해 그의 성을 따서 ‘황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반도체의 집적도가 매년 두 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은 무어의 법칙을 뛰어 넘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주도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가전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황의 법칙이 실제로 적용된다는 것을 반도체 기술개발로 입증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기술개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무어의 법칙이나 황의 법칙 기간이 단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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