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
구글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
내주 콘퍼런스…2015년 상용화 예정
기본모델 예상가격 5만원대
[ 김보영 기자 ] 누구나 레고처럼 부품을 조립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시대가 올까.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의 정식 공개를 앞두고 정보기술(IT)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갖춘 부품을 직접 골라 싼값에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립식 스마트폰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놓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조립식 스마트폰 등장 초읽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모아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사진을 자주 찍지 않는다면 카메라는 저화소로, 이동이 잦아 한 번 충전했을 때 오래 써야 한다면 대용량 배터리로…. 사용자의 이용 행태에 따라 ‘맞춤형’ 스마트폰을 만들 경우 가격 거품은 빠지고 만족도는 올라간다. 조립 PC와 같은 원리다.
지난해 9월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는 이 같은 아이디어의 조립식 스마트폰 ‘폰블록’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작년 10월 모토로라를 통해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인 아라를 발표했다. 구글이 조립식 스마트폰의 골격을 만들면 각 제조사가 부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지난 1월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했지만 아라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했다. 비밀리에 추진되던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이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리는 ‘아라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콘퍼런스를 앞두고 구글은 지난 9일 프로젝트 아라 홈페이지(www.projectara.com)를 통해 조립식 스마트폰의 ‘설계도면’에 해당하는 모듈 개발자 키트를 공개했다. 이 키트에는 조립식 스마트폰의 레고 블록 하나에 해당하는 ‘모듈’의 규격과 통신기준, 설계 지침 등이 담겨 있다.
○포스트 디바이스 시대 예고
완제품만 유통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조립식 스마트폰 제작 시도는 일종의 ‘혁명’이다. 원하는 사양대로 저가에 만들 수 있는 조립 PC가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 PC를 꺾었듯이 스마트폰 기기 시장에서도 개방형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원치 않는 고사양 기능을 버리면 스마트폰 가격은 떨어진다.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아라 프로젝트 조립식 스마트폰의 기본 모델 가격은 50달러(약 5만2000원)에 불과하다. 제조사별 경쟁도 모듈 가격을 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산 단계에서 부품 원가도 줄인다. 구글은 3D 프린터 전문기업 3D시스템스와 협력해 내부 기판을 포함한 다양한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프리미엄 제품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이엔드 제품 판매는 둔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판매 가격은 떨어지고 매출 성장률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구글 조립식 스마트폰 '아라'
내주 콘퍼런스…2015년 상용화 예정
기본모델 예상가격 5만원대
[ 김보영 기자 ] 누구나 레고처럼 부품을 조립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시대가 올까.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 ‘아라’의 정식 공개를 앞두고 정보기술(IT)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이르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구글의 조립식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갖춘 부품을 직접 골라 싼값에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립식 스마트폰이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뒤집어놓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조립식 스마트폰 등장 초읽기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만 모아 스마트폰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사진을 자주 찍지 않는다면 카메라는 저화소로, 이동이 잦아 한 번 충전했을 때 오래 써야 한다면 대용량 배터리로…. 사용자의 이용 행태에 따라 ‘맞춤형’ 스마트폰을 만들 경우 가격 거품은 빠지고 만족도는 올라간다. 조립 PC와 같은 원리다.
지난해 9월 네덜란드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는 이 같은 아이디어의 조립식 스마트폰 ‘폰블록’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구글은 한발 더 나아가 작년 10월 모토로라를 통해 조립식 스마트폰 프로젝트인 아라를 발표했다. 구글이 조립식 스마트폰의 골격을 만들면 각 제조사가 부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지난 1월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했지만 아라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했다. 비밀리에 추진되던 이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이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리는 ‘아라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콘퍼런스를 앞두고 구글은 지난 9일 프로젝트 아라 홈페이지(www.projectara.com)를 통해 조립식 스마트폰의 ‘설계도면’에 해당하는 모듈 개발자 키트를 공개했다. 이 키트에는 조립식 스마트폰의 레고 블록 하나에 해당하는 ‘모듈’의 규격과 통신기준, 설계 지침 등이 담겨 있다.
○포스트 디바이스 시대 예고
완제품만 유통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조립식 스마트폰 제작 시도는 일종의 ‘혁명’이다. 원하는 사양대로 저가에 만들 수 있는 조립 PC가 대기업에서 만든 브랜드 PC를 꺾었듯이 스마트폰 기기 시장에서도 개방형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원치 않는 고사양 기능을 버리면 스마트폰 가격은 떨어진다. 최소한의 기능만 갖춘 아라 프로젝트 조립식 스마트폰의 기본 모델 가격은 50달러(약 5만2000원)에 불과하다. 제조사별 경쟁도 모듈 가격을 내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생산 단계에서 부품 원가도 줄인다. 구글은 3D 프린터 전문기업 3D시스템스와 협력해 내부 기판을 포함한 다양한 플라스틱 부품을 생산하기로 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 프리미엄 제품에서 중저가 제품으로 이동하면서 성장 정체를 보이고 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올해 하이엔드 제품 판매는 둔화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판매 가격은 떨어지고 매출 성장률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