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일규 기자 ] 농협금융지주와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우리금융지주 계열 3사의 인수 계약이 진통 끝에 타결됐다.
우리금융과 농협금융은 11일 잇달아 이사회를 열고 이른바 ‘우투증권 패키지’ 3개사 매매계약 건을 승인했다. 농협금융은 다음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금융당국에 3사의 계열사 편입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견이 컸던 매매가격은 농협금융이 지난해 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때 제시했던 1조1000억원(우리자산운용제외)에서 2% 정도 낮춘 1조708억원으로 정해졌다. 양측은 우리금융저축은행 가격을 올리는 대신 우투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가격을 내리는 선에서 합의했다. 회사별 매각가격은 우투증권 9467억원, 우리아비바생명 676억원(우리금융 353억원+아비바인터내셔날홀딩스 323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565억원 등이다.
협상 막판의 걸림돌이었던 우투증권의 프랑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투자 관련 소송건은 우투증권이 패할 경우 매매대금의 1%를 웃도는 손실이 발생하면 인수대금에서 사후 공제하기로 했다. 또 농협금융은 승소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우리투자증권’이라는 회사명은 최대 1년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제 관심은 농협금융의 ‘인수 후 통합(PMI)’ 전략으로 모아지고 있다.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이 합병하면 초대형 증권사가 탄생하게 된다. 합병사의 총자산은 약 36조원으로 2위 대우증권(약 26조원)보다 10조원이나 많다.
하지만 연내 우투증권과 농협증권이 합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합병에 앞서 두 증권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합병을 대비해 비슷한 기능을 축소하는 것이 먼저”라며 “올 한 해 인력과 조직, 중복 점포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먼저 하고, 내년 상반기께 합병을 완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신 우리아비바생명은 연내에 농협생명과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부터 합친 뒤 증권사를 합병할 계획이며, 저축은행은 합병 없이 따로 운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은 이르면 다음달 증권사와 생명보험사의 합병 시기 등을 포함한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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