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기자 ]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현금 대신 신용·체크카드 한 장씩을 넣은 목걸이형 카드지갑만 메고 다닌다. 그는 아침식사 대용으로 매일 집 앞 편의점에 들러 사 먹는 1300원짜리 바나나우유도 체크카드로 결제하는 이른바 ‘온리(only) 카드족’이다.
온리카드족이 늘어나면서 소액결제 비중이 급증세다. 이씨의 지난 11일 하루 카드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바나나우유(1300원), 스타벅스 두유라테(3900원), 금원삼계탕 닭곰탕(7000원), 택시비(1만2000원), 볼펜 구입비(2600원) 등 9건의 결제건수 중 8건이 1만5000원 이하 소액결제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카드승인액에서 1만5000원 이하 소액결제 비중은 46.86%에 달한다. 1년 전 42.97%보다 3.89%포인트 높아졌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1만원 이하 소액결제 비중은 38.5%에 달했다. 5000원 이하 결제 건수 비중도 21.6%였다. 이에 따라 체크·신용카드의 평균 결제금액이 줄어드는 추세다.
카드 업계는 소액결제 증가를 동반하는 온리카드족 증가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카드 결제 시 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1.5~2.7%의 수수료를 정률제로 받아가는 데 비해 카드사가 밴사에 지급하는 돈은 정액제로 건당 평균 120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음료수 구매비로 2500원을 결제하면 카드사는 수수료로 50원(수수료 2% 가정)을 가져가지만, 밴사에 수수료 120원을 주고 나면 70원의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카드사들은 1만5000원 이상 결제해야 수익이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액결제에서 발생한 손실을 고액결제에서 메우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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