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분투'…올들어 5조원 어치 수주

입력 2014-04-14 21:38   수정 2014-04-15 04:08

작년 1조 손실…내실경영 주력
쿠웨이트 4조 플랜트 공동수주



[ 이상은 기자 ] 저가 수주의 부메랑을 맞아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삼성엔지니어링이 최근 해외에서 대규모 플랜트 수주에 잇달아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일정한 이익이 나지 않는 프로젝트는 수주하지 않는다는 내부 가이드라인을 정해 놓고 외형 불리기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KNPC)가 발주한 38억달러(약 4조원) 규모의 대형 정유플랜트 현대화 프로젝트를 영국 및 네덜란드 회사와 공동 수주했다고 14일 발표했다. KNPC는 쿠웨이트 정유공장의 하루 생산량을 80만배럴까지 늘리고 유황 함유량을 줄이는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12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CFP)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수주한 것은 이 프로젝트의 3개 사업 가운데 미나 압둘라1(MAB1) 패키지다. 엔지니어링 회사인 영국 페트로팩(지분율 46.9%) 및 네덜란드 CB&I(10.2%)와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수주했다. 지분율 42.9%인 삼성엔지니어링의 계약금액은 16억2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저가 수주의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해 보수적인 수주 전략을 구사한 가운데서도 올 들어 굵직한 해외 프로젝트를 4건이나 따냈다. 칠레 BHP켈러 복합화력발전 건설(4억4000만달러), 알제리 티미문 가스·오일 분리플랜트(GOSP) 건설(8억달러), 이라크 주바이르 GOSP 건설(8억4000만달러) 등이다. 이번 쿠웨이트 건과 국내 수주 등을 합하면 총 5조원 규모의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수주한 실적(6조3000억원)의 80%에 육박하는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까지 저가 및 부실 수주로 인해 큰 홍역을 치렀다. 지난 10년간 회사 규모를 약 10배로 키우면서 ‘박리다매’형 수주를 많이 했고, 시행착오로 예상보다 경비가 증가해 손실을 보고 공사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해 9월 취임한 박중흠 사장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작년 재무제표에서 부실을 대거 털어냈다. 영업손실 1조280억원은 그 결과다. 매출 역시 2012년 11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9조8000억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매출 목표도 8조5000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부실한 수주로 매출을 올려봤자 회사의 장기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박 사장 스스로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두고 회사에서 살다시피하는 강행군을 이어가며 ‘알토란 수주’를 확보하는 데 힘썼다. 이라크 쿠웨이트 등 해외 현장도 수시로 방문했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의 잇단 수주 행렬은 이런 노력에 힘입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작년 12월 중순 5만4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이 회사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7만7400원으로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회사의 외형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이제는 내부 경험이 축적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수주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일정 이익이 나지 않을 경우에는 수주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을 유지하면서 영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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