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14일 “‘반올림’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측이 지난 9일 공식 사과와 제3의 중재기관을 통한 보상안 마련 등을 제안한 데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이른 시일 내에 경영진이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삼성 반도체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에 걸려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직원과 그 가족을 지원하는 모임이다.
김 부사장은 백혈병 문제에 대해 “빨리 해결하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 측이 경영진 입장을 내겠다고 발표한 만큼 전향적 보상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문제는 2007년 3월 기흥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황유미 씨(당시 23세)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며 불거졌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과 백혈병의 상관관계를 인정하지 않았다. 2007년 산업안전보건공단,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 2010년 미국 안전보건기관인 인바이론사의 조사에서 공장 환경과 백혈병의 상관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만 인도적 보상을 위해 지난해 반올림 측과 대화를 시작했으나 별 진전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황유미 씨 이야기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개봉돼 삼성 측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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