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ET 토론토 콘퍼런스] "닷컴 버블 없었다면 아마존은 살아남지 못했다"

입력 2014-04-15 20:34   수정 2014-04-16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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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와 혁신'의 관계는…경제학자 4인 토론



[ 강영연 / 이심기 기자 ]
“기술혁명은 거품경제의 부산물이다.”

지난 11일 캐나다 토론토에서 ‘새로운 경제적 사고를 위한 연구소(INET)’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는 투기 및 혁신을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회가 열렸다. 최근 기술주의 주가 급락을 놓고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과연 사회적 효용이 큰 ‘생산적 투기’가 가능한 것인지가 핵심 이슈였다.

미국의 벤처캐피털 워버그핀크스의 윌리엄 제인웨이 고문은 “우선 비생산적 투기와 생산적 투기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벌어진 튤립 투기와 같은 비생산적 투기는 필연적으로 가격 거품과 폭락으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파멸적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1990년대 후반 닷컴열풍과 같은 생산적 투기는 미래기술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뿐 아니라 기업의 효율성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벤처투자사를 운영하는 페터 융겐 회장은 “자동차, TV, PC 등은 거품 경제의 지원 없이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철도 확장이나 라디오 보급도 초과이익을 노린 투기적 자본이 이뤄낸 결과”라고 덧붙였다.

스티브 파자리 워싱턴대 교수도 닷컴열풍이 인터넷을 통한 기술혁명을 앞당기는 긍정적 결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의 경우 닷컴버블이 절정으로 치닫던 1998~2000년 22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들여 거품 붕괴 후에도 회사를 유지하면서 기술 개발과 사업확장을 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버블 붕괴와 함께 수많은 기업이 도산하고 투자자들도 막대한 손해를 봤지만, 기술혁신도 거품의 잔해 속에서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자리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낳았던 미국의 부동산 거품을 대표적인 비생산적 투기로 꼽았다. 생산적 투기는 자본시장에서 벤처투자를 통해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지만, 2005년 이후 급속도로 일기 시작한 부동산거품은 넘쳐나는 시중 유동성을 감당하지 못한 은행에 의해 자산가격만 높이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것.

참석자들은 실리콘밸리 모델로 불리는 미국 월가의 벤처투자와 이를 통한 금융혁신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파자리 교수는 초기벤처 투자가 증가할수록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나타났다며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융겐 회장도 “유럽은 혁신과 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반면 미국은 위험을 감수한 벤처투자를 통해 경제 전반의 활력이 넘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강영연/이심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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