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心 마케팅' 안통해…고전하는 친박 후보들

입력 2014-04-15 21:01  

6·4 지방선거 - '새누리 경선' 비박·비주류 약진

박완수, 경남서 홍준표에 패배
인천 유정복·부산 서병수, 非朴 안상수·권철현과 접전
친박 '전국구급' 인물난 한몫…선거후 세력판도에 영향 줄듯



[ 손성태 기자 ] 6·4 지방선거에 나설 당 경선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는 가운데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親朴·친박근혜)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시고 있다. 이에 비해 비주류는 여당 ‘텃밭’을 꿰차거나 진행 중인 경선 레이스에서도 친박계 후보에게 우세 및 박빙의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친박, 비박 간 권력 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15일 현재까지 17개 광역단체장 중 본선 진출을 확정한 후보는 원희룡 전 의원(제주지사)과 김기현 의원(울산시장), 김관용 현 경북지사, 윤진식 의원(충북지사), 홍준표 현 경남지사 등 5명이다. 이 중 김 경북지사를 제외한 4명은 모두 비박계, 비주류다.

현재 경선이 진행 중인 곳에서도 비주류의 선전이 눈에 띈다.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선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7선)이 여론 지지율에서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을 앞서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당 지도부가 정 후보 대항마로 긴급 수혈했고, 이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힌다. 경기지사 경선은 이미 비주류인 남경필 의원과 정병국 의원 간 맞대결로 압축된 상황이다.

‘수도권 빅3’ 중 한 곳인 인천에서도 안상수 전 시장과 유정복 전 안정행정부 장관이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대표적 친박계인 유 전 장관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지만, 안 전 시장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12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안 전 시장의 지지율은 29.6%로 유 전 장관(33.2%)을 오차범위까지 바짝 따라붙었다. 본선 진출자는 오는 23일 가려진다.

새누리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비주류가 급부상한 것은 친박 내 ‘전국구급’ 인물이 드물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비주류가 중심이 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선거 직후 열리는 7·14 전당대회 등을 통해 당내 역학구도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전당대회에서는 친박계 서청원 의원과 비주류인 김무성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박 실세들이 출전한 인천을 비롯해 부산 대구 등의 경선 결과에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본선 후보가 가려지는 부산시장 경선은 친박 실세인 서병수 의원과 친이명박계인 권철현 전 주일대사의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조선일보와 미디어리서치의 11~12일 조사에서는 권 전 대사 지지율이 23.8%로 서 의원(18.8%)을 앞지르는 등 뒷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양자 가상 대결에서도 권 전 대사는 52.4% 대 36.6%로 서 의원(45.8% 대 42.4%)에 비해 더 높은 본선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자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 역시 섣불리 경선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친박 인사로 분류되는 서상기·조원진 의원이 동시에 경선에 뛰어든 가운데 권영진 전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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