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 vs 조성진, 글로벌 가전 1위 놓고 '자존심 경쟁'

입력 2014-04-15 21:26   수정 2014-04-16 03:52

산업 리포트 - 경기회복 타고 세계 가전시장 '기지개'

삼성, 셰프컬렉션 마케팅 강화…LG, 빌트인 가전으로 美 공략
선진국 고가품 소비 늘고 신흥국선 저가품 수요 증가
사물인터넷 등 첨단제품 출시



[ 남윤선 기자 ] 미국발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움츠러들었던 세계 백색가전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2008년 이후 작년까지 세계 가전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 전후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가 점차 살아나면서 가전 판매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16년에 7.5% 선까지 성장할 것”(유로모니터)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정체되면서 전자업체들은 가전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분위기다. 국내 양대 전자업체인 삼성전자LG전자는 ‘2015년 가전시장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복하는 세계 가전시장

시장조사업체인 GfK와 유로모니터 등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가전시장 성장률은 매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2008~2012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은 2~3% 정도였다.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6.0% 성장한 가전시장은 올해 6.7%, 내년 7.1%, 2016년 7.5%로 성장세가 점점 빨라질 전망이다. 지난해 3814억달러(약 396조원)였던 시장 규모는 2017년 5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가전시장 전망이 밝다. 지난해 6%대 후반이었던 냉장고와 에어컨 시장 성장률은 2017년엔 9%를 넘을 전망이다.

이런 현상은 지갑을 닫았던 소비자들이 다시 소비에 나선 데 따른 결과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가품 소비가 늘고, 동남아 아프리카 등에서 저가 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체 가전시장이 활기를 찾는 분위기다. 또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적용되면서 원격조종, 자동 절전이 가능한 첨단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점도 수요를 창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전자업체들은 가전시장 회복으로 스마트폰 사업 정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어느 정도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39%였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올해부터 급락하기 시작해 2018년엔 7%대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쟁탈전 더욱 치열해질 듯

삼성과 LG의 가전 사업은 윤부근 소비자가전(CE)부문 사장(왼쪽)과 조성진 생활가전(HA)사업본부 사장(오른쪽)이 각각 맡고 있다. 윤 사장은 TV를, 조 사장은 세탁기를 세계 1위로 만든 주역이다.

가전시장의 업체별 순위는 정확히 집계돼 있지 않다. 다만 각사의 분석을 종합하면 냉장고 시장에선 삼성이 근소한 차이로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LG 등이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세탁기에선 LG가 1위고 삼성은 보쉬 등과 3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에어컨 시장은 복마전이다. 일본의 다이킨이 압도적인 1위고 그 뒤로 일본 도시바, 중국 메이디, LG 등이 혼전 중이다.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양사의 전략은 브랜드를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팔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세계 일류 요리사들과 함께 설계한 고가 냉장고 ‘셰프컬렉션’을 앞세워 대대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LG도 고급 빌트인 가전 패키지인 ‘LG스튜디오’로 최대 시장인 미국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신흥국 등에서는 각 지역 특색에 맞춘 ‘맞춤형 상품’도 내놓고 있다.

이에 맞선 글로벌 가전업체들의 ‘수성’전략도 만만치 않다. 독일 고급 가전업체 밀레는 그간 백색 컬러만 고집하던 전통을 깨고 올해 다양한 색상의 신제품을 내놨다. 제르노트 트레튼브레인 밀레 부사장은 “한국업체들의 공격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월풀도 올해 디자인을 전면 개편한 새로운 고급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중국업체들의 도전도 거세다. 중국의 하이얼은 저가 제품과 자국 시장 경쟁력을 앞세워 냉장고와 세탁기 판매 대수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 LG를 포함해 하이얼, 월풀, 일렉트로룩스 등의 가전사업부 영업이익률은 4~5% 선으로 비슷하다. 가격을 낮춰서 시장을 공략하기 여의치 않다. 가전제품은 교체주기도 7~10년으로 긴 편이다. 스마트폰처럼 혁신적인 제품을 내세워 시장 판세를 뒤집기 어렵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IoT 등 새로운 기술을 빨리 적용해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업체가 승자 반열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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