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근호 기자 ]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어합니다. 옛날에 영화를 좋아하던 아이들이 캠코더로 영화를 찍었던 것처럼 요즘은 직접 게임을 개발하고 싶어하죠.”
지난 9일 데이비드 헬가슨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사진)를 만났다. 그는 9~10일 이틀간 열린 유니티 개발자 대회 ‘유나이트 코리아 2014’에서 키노트 강연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유니티는 게임 개발 엔진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의 70%, 해외 모바일 게임의 50% 이상이 유니티로 만들어지고 있다.
서울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헬가슨 CEO는 “게임을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유니티를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티에서는 코드를 10~20줄 작성하기만 하면 바로 게임 캐릭터가 걸어다니도록 만들 수 있어 아이들이나 초보자가 배우기에도 적합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게임 개발의 민주화”라고 표현했다. “유니티가 지금 게임 개발자들에게 폭넓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이디어만 좋으면 누구나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최신 버전인 유니티5에서는 고품질 게임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고 헬가슨 CEO는 말을 이었다. 예를 들어 유니티5를 쓰면 벽에 빛이 반사되는 효과, 물체의 재질 등을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니티5에는 ‘배틀필드3’에도 들어간 지오메트릭스의 ‘인라이튼’ 기능이 기본으로 포함돼 있다”며 “이를 직접 라이선스해 쓰려면 비싼 돈을 들여야 하지만 유니티5를 쓰면 무료로 이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헬가슨 CEO는 “서울은 유니티 사용자가 가장 많은 도시”라며 “정부가 찬물을 끼얹는 규제만 줄인다면 한국 게임 산업은 세계로 발돋움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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