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강화위해 총공세
[ 최진석 기자 ]
현대자동차가 내수시장 수성을 위한 비밀병기로 그랜저보다 크고 제네시스보다는 작은 신차 ‘AG(프로젝트명)’를 이르면 6월께 새로 내놓는다. 현대차는 또 신형 LF쏘나타에 이어 그랜저 디젤 모델과 투싼ix보다 작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를, 기아차는 신형 카니발을 가급적 상반기 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경쟁력을 강화한 신차를 투입해 정체 상태의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6일 현대차에 따르면 신차 AG와 그랜저 디젤은 다음달 29일 개막하는 ‘2014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처음 선보인다. 판매시기는 8~9월로 잡고 있으나 모터쇼에서 소비자 반응을 본 뒤 6월로 앞당길 수도 있다.
AG는 그랜저와 플랫폼(차체 뼈대)을 공유하는 전륜구동 대형 세단이다. 높이나 폭은 그랜저와 같지만 길이가 그랜저보다 50㎜ 길고, 제네시스보다 30㎜ 짧다. 엔진도 그랜저(배기량 2.4L 및 3.0L)보다 큰 3.0L와 3.3L짜리가 탑재된다.
그랜저 디젤에는 배기량 2.2L짜리 R엔진이 들어가며, 복합연비가 15㎞/L 안팎일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 차량은 사전계약을 거쳐 오는 7월부터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지난 1월 신형 제네시스, 지난달 신형 LF쏘나타 등 주력 모델을 출시한 데 이어 또다시 신차를 내놓는 것은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올해는 아반떼(2010년)와 YF쏘나타(2009년), 그랜저HG(2011년) 등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새 차 구매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이들이 독일 수입차 대신 현대차의 촘촘한 신차 그물에 걸리도록 차종을 세분화했다”고 말했다.
수입차 점유율이 지난해 10%를 넘어선 뒤 올해 1~3월에는 12%까지 치솟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방어선을 구축한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현대·기아차가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에 밀린다면 해외 시장에서의 부진도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이 다시 현대차를 선택하도록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신차를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2012년 74.2%에서 지난해 71.1%로 1년 새 3.1%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기아차로선 북미시장 점유율 8%대 회복도 당면과제다. 현대·기아차의 북미시장 점유율은 2011년 8.9%를 정점으로 지난해 8.1%, 올해 1~3월에는 7.8%까지 떨어졌다. 도요타와 혼다가 엔저를 등에 업고 북미시장에서 판매 공세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2014 뉴욕국제오토쇼’에서 LF쏘나타와 신형 카니발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점유율 높이기에 나선다. 관계자는 “LF쏘나타와 카니발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분기마다 신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되는 현대차의 소형 SUV ‘ix25’ 역시 미국, 한국 등에 차례로 출시될 예정이다. 신정관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팀장은 “현대차의 공격적인 신차 전략은 노후 차량 교체에 나선 국내외 소비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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