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은 암초 아닌 무리한 변침

세월호 침몰 사고는 무리한 변침이 원인이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7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세월호 침몰 사고가 섬과 섬 사이를 지나면서 무리한 변침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 이틀째 선장과 항해사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준석 선장에 대해 이틀간 수사를 실시했고, 오늘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한 결과 선원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오늘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 밝혔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의 항적 분석에 따르면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는 16일 아침 8시48분37초에 갑자기 서남쪽으로 급하게 우회전했다. 이렇게 418ｍ를 가던 세월호는 다시 8시52분13초에 방향을 북쪽으로 틀었다.

이때부터 세월호는 지금까지와 달리 아주 느린 속도로 AIS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오전 10시12분까지 70분간 북쪽으로 4350ｍ가량 표류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선박의 조타수 박모씨(61)는 "항로를 급격하게 변경하면서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렸던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선박이 좌현으로 넘어졌고 컨테이너 등 화물들까지 넘어진 방향으로 쏟아지면서 배가 침몰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긍규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학부 교수는 "사고 원인은 외방경사(선체가 회전하면서 반대 방향으로 기우는 현상)로 보고 있다. 당시 사고해역의 유속이 빠른 상태여서 더 많은 경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해경은 이날 "사고해역은 수심이 깊고 해도상 암초가 없는 해역으로, 암초에 의한 좌초 가능성은 낮다"고 공식 발표해 무리한 변침에 의한 사고라는 데 무게를 더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