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선자 수도 '갈팡질팡'
[ 김재후 /홍선표 기자 ] 정부가 세월호 침몰 3일 만인 18일 승선자와 구조자 숫자를 또 바꿨다. 특히 179명이던 구조자 수는 5명이나 줄어든 174명으로 수정했다.
범부처사고대책본부는 이날 밤 10시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었다.
국무총리실이 두 시간 전에 발표한 정부 부처 간 발표체계 조정과 구조상황을 설명하겠다는 게 브리핑을 가진 표면적인 이유였다.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한 정부 발표가 잇따라 혼선을 빚자 앞으로 구두발표 금지, 범부처사고대책본부로 발표 창구 일원화 등을 시행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런데 브리핑 중에 승선자 및 구조자 숫자를 수정하는 내용이 갑자기 발표됐다. 이평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안전총괄부장은 “세월호 전복사고 승선자 및 구조자 인원에 대해 발표하겠다”며 “승선자 숫자를 475명에서 476명으로 1명 늘리고, 구조자는 179명에서 174명으로 5명 줄인다”고 밝혔다.
이 부장은 구조자 수가 5명이나 줄어든 이유에 대해 “다수 기관이 구조에 참여해 승객들을 구조·이송하는 과정에서 유사 성명 기재 등으로 동일인이 중복집계된 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사가 작성한 명부를 기초로 확인한 결과 2명이 안개로 출항이 불명확함에 따라 각각 비행기를 타거나 귀가했으며, 생존자 중 3명이 승선원 명부를 작성하지 않고 차량에 동승해 결과적으로 (승선자 수가) 1명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생명과 관련된 숫자를 자꾸 정정하는데 누구의 잘못이냐는 질문에는 “(인천항) 운항관리실의 잘못”이라고 답했다.
이 부장은 수색상황과 관련해서도 “3층까지는 밀고 들어갔다”고 했다. 기자들이 ‘밀고 들어갔다는 게 무슨 의미냐’고 묻자 “내부 진입했다는 얘기”라고 단언했다. 3층이면 객실과 연결된 부분으로 구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부장은 20분 뒤 상황실에 다시 나타나 “3층 내부 진입을 한 건 아니다”며 말을 다시 바꿨다.
생존자 및 구조자 수가 수정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이번엔 믿어도 되는 것이냐. 도대체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은 가장 기본적인 숫자도 제대로 집계하지 못하고 혼선을 자초한 해경과 정부 당국에 대한 깊은 불신이 팽배해 있었다.
진도=김재후 /홍선표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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