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투자·고용 활성화는 허언…10대기업 유보율 사상 최고

입력 2014-04-20 09:34   수정 2014-04-2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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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내부 돈 쌓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면서 10대 재벌그룹 상장사 유보율이 150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지난해 초 주요 재벌그룹 총수들은 투자 및 고용을 크게 늘리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크지 않았던 셈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0대 재벌그룹 소속 12월 결산법인 70개사의 2013년도 유보율은 1578.5%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1414.2%)보다 164.3%포인트나 높아진 것으로 사상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2008년 당시 이 수치는 900%대 초반에 불과했다.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나눈 비율인 유보율은 벌어들인 돈을 얼마나 사내에 쌓아놓고 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유보율이 높으면 통상 재무구조가 탄탄한 것으로 보지만, 투자 등 생산적 부분으로 돈이 흘러가지 않고 고여 있다는 의미도 된다.

70개사의 잉여금 총액은 444조2000억원으로 전년의 399조2000억원보다 11.3% 늘었으나, 자본금은 28조1000억원으로 전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지 못한 원인으로는 세계 경기 회복 둔화와 신흥국 금융불안, 엔저 공세, 저성장 고착화 등이 꼽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여건이 좋았을 때도 대기업들은 투자를 늘리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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