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외신'
영국 공영방 BBC가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인한 실종자 가족과 경찰 간 대치상황을 보도했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5일째 구조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20일 오전 더딘 구조 작업에 분노한 실종자 가족과 경찰 사이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BBC는 이날 오후 1시(한국시간) '분노한 한국 가족들, 느린 구조작업에 항의하다'라는 기사에서 "실종자 가족이 다리(진도대교)를 건너려 하는 것을 경찰이 막자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사고 발생 후 3일이 지나 잠수부들이 드디어 선체로 진입해 시신을 꺼냈다"며 "그러나 여전히 200여명이 세월호에 실종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BBC는 "침몰 이후 많은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에 와 있다"며 "수백명이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체육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는 "몇몇 가족들이 다리 건너서 청와대로 향하려 하자 갈등 빚어졌다"며 "경찰은 진도를 떠나 서울로 가려는 100명을 막아섰다"고 전했다.
BBC는 기사에 "시체 가져와라. 내 아이 얼굴 보고 안아볼 수 있게"라고 경찰에 말하는 한 실종자 어머니의 울분을 담았다.
실종자 학생의 아버지 이모씨는 "우리는 왜 지시가 이행되지 않고 아무것도 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한 책임자의 대답을 원한다"며 "그들은 명백히 거짓말하고 있고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BBC에 말했다.
진도에 와 있는 BBC의 동남아시아 특파원 조나단 헤드는 "국무총리가 항의하는 사람들이 서울로 못 가도록 만류하기 위해 내려왔지만 관계자들은 이 갈등이 국내 정치에 돌아가 정부에 해를 가할 까봐 두려워한다"고 기사에서 밝혔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19일 밤부터 청와대를 방문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 실내체육관 단상에 올라 청와대 방문 신청자를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지방경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240여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실종자 가족들과 경찰의 대치상황은 20일 오전 10시20분까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과 경찰 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을 채증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편 지난 19일 BBC는 ‘경험없는 3등 항해사가 운행한 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번 사고는 물길이 자주 바뀌어 위험한 것으로 악명높은 해역을 경험적은 항해사가 첫 운항하면서 일어난 사고 였다면서 한국의 안전불감증을 꼬집은 바 있다.
또한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자랑스런 전통 깨져, 선장이 도망치며 승객을 배와 함께 가라앉게 해’(Breaking Proud Tradition, Captains Flee and Let Others Go Down With Ship)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의 현실을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인터넷판은 18일 저녁 일본 정부가 한국에 구조활동 지원을 타진했으나 한국 측에서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BBC 보도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BBC까지, 국제적 이슈구나" "BBC에 대치상황이 보도되다니, 국가적 수치다" "BBC에서 날카롭게 꼬집었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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