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의료 2분기도 좋아
건설·철강 경기민감株 관건
호텔신라·LG이노텍 등 관심
[ 강지연 기자 ]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번 주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굵직한 종목들의 성적표가 잇달아 공개될 예정이어서 이들의 실적이 어닝시즌의 분위기를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재 1분기는 ‘쾌청’
2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분기에는 주요 업종 가운데 산업재 업종의 이익 개선폭이 특히 두드러질 전망이다. 흑자 전환이 기대되는 대한항공 삼성엔지니어링 등을 포함한 35개사(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존재하는 종목 기준)의 영업이익은 2조36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88조9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원화 강세에 힘입어 원가 부담이 줄어든 전력 가스 등 유틸리티(38%) 관련주와 인구 고령화 및 원격진료 등 의료 관련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의료(24%)업종의 이익 증가율도 상대적으로 클 전망이다. 자동차를 포함한 경기소비재와 IT는 소폭이긴 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분기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1분기 ‘우량’ 업종 대부분은 2분기에도 이익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IT 업종은 원화 강세 등의 여파로 전년 대비 순익 감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재는 이익 증가세가 지속되긴 해도 이익 증가폭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산업재에 포함된 건설 조선 해운 등은 지난해 부실을 크게 털어내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했던 대표 업종”이라면서 “기저효과로 분기별 이익 증가폭이 커 보일 수 있지만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이 한계”라고 말했다.
반면 1분기 실적 부진이 우려되는 에너지 소재 필수소비재 업종은 2분기엔 이익이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어서 이익 감소에 따른 주가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철강·화학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2분기엔 주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부양 움직임 등에 힘입어 4.1% 늘어날 전망이다.
○“이익 증가세 유지 기업에 주목해야”
그동안 부진했던 경기민감주의 실적 개선 여부는 이번 어닝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IT와 자동차의 이익 개선폭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 철강 등 경기민감주들이 확실한 ‘턴어라운드’를 보여야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어서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IT나 자동차 업체들의 최근 이익 추정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삼성엔지니어링 등 일부 건설주의 1분기 추정치는 여전히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2분기 전망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실적을 기반으로 한 박스권 돌파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어 이익 증가세가 2분기까지 지속될 종목들로 투자대상을 압축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코스피200 주요 종목 중 1분기 영업이익 증가폭이 크고 2분기에도 이익이 늘어나는 종목은 호텔신라 LG이노텍 등이다. OCI 한화케미칼 등 일부 화학주는 1분기 흑자전환 후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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