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서정환 기자 ] 일본이 지난달까지 21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2013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 전체로도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냈다. 일본 경제에 ‘엔저 역풍’이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일본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3월 무역수지는 1조4462억엔 적자로, 21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월간 적자 규모로는 사상 네 번째다. 수입이 3월 기준 사상 최대인 7조8288억엔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소비세 증세를 앞두고 발생한 가수요로 3월 수입이 크게 증가한 반면 수출은 6조3826억엔으로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3회계연도 무역수지는 13조7488억엔 적자로 전년보다 68.5% 급증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최대 규모다. 3년 연속 적자도 처음이다. 3년 만에 수출이 늘긴 했지만 연료 수입 확대와 엔화 약세로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엔화가치는 같은 기간 달러보다 21.1% 떨어져 무역 적자폭을 키웠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면 똑같이 수입해도 엔화로 바꾼 수입액이 커진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정례회견에서 “3월엔 소비세 증세를 앞두고 갑자기 수입이 늘었다”며 “해외 경기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이 회복되면서 무역수지 적자가 완만하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무역 적자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제조업체의 해외 생산이 늘면서 엔저에도 수출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며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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