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칙한 기업리포트 제목 만큼이나 겁없이 금융시장에 창업 도전장을 내민 청년이 화제다. 김현준 더퍼블릭 공동창업자 겸 운영총괄이사(31·사진)는 기업 현장에서 캐낸 살아있는 정보를 개인투자자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시절 억대 수준의 연봉을 미련 없이 떨친 그는 걸음마 단계인 국내 유료 기업 리포트시장을 개척 중이다.
◆ 종횡무진 기업 탐방…"이단아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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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학 친구인 정호성 이사와 함께 2012년 더퍼블릭 창업에 뛰어들었다. 총 5명인 회사 구성원의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
그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지만 젊으니깐 철판도 깔 수 있고 발품도 맘껏 팔 수 있는 것"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은 금융투자업계에서 우리만의 '생존 유전자'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 탐방 현장에서 그는 이단아로 통한다.
"여의도 증권맨들의 시각은 단기적이에요. 실적에 대한 물음을 쏟아내죠. 저는 회사의 역사, 업황의 경쟁 정도에 대해 질문합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살아남을 수 있는 회사를 골라내기 위해서입니다. 질문시간이 보통 1시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왜 저런 질문을 하냐'는 따가운 시선을 받기 일쑤죠."
유명 증권사와 정반대로 전망을 제시한 것이 여러 차례 맞아 떨어지자 고객들의 신뢰가 두터워졌다.
성과도 눈에 띄게 좋았다. 지난해 첫 고객을 유치한 이후 입소문만으로 현재까지 유료 고객 50명을 모았다. 최근 기관 투자가들로부터 탐방 대행 문의도 부쩍 늘었다. 회사는 설립 후 첫 손익분기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 "가치투자의 진가 널리 알릴 것"
최근 김 이사는 일반인을 위한 투자 지침서 '워렌버핏처럼 사업보고서 읽는 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흔한 말이 됐지만 개인들에겐 여전히 어려운 가치투자의 방법을 널리 전파하는 게 다음 목표"라고 밝혔다.
이 같은 결심은 대학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고려대 재학시절 가치투자 동아리 KUVIC 회장으로 활약했다. 가치투자 이론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의 '증권 분석'의 국내 출간 과정에서 교열을 맡는 열정으로도 유명했다. 졸업을 한 학기 남겨두고는 대표적인 가치투자 전문 자문사 VIP투자자문으로 들어가 펀드매니저 생활을 시작했다. 6년간 1000번이 넘는 기업탐방을 통해 코스맥스 같은 '숨은 진주'도 발굴해냈다.
더퍼블릭은 연내 투자자문사 인가라는 목표를 계획하고 있다. 고소득의 젊은층을 타깃으로한 틈새 투자자문시장을 공략하는 게 전략이다.
"펀딩을 받기 위해 수많은 투자자들을 만나면서 얻은 인내가 가장 큰 밑거름입니다. 비전만 제시하면 '오케이'를 받을 줄 알았던 순진한 생각을 여러차례 두드려 맞았죠. 신뢰를 얻기 위한 지루하고도 보람된 시간이 올해 안으로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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