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손톱 밑 가시' 뺐다…불량품 원재료도 관세 환급

입력 2014-04-23 21:01  

이슈 & 분석

관세청, 年200억 예상



[ 임원기 기자 ] 앞으로 수출기업은 수출물품 생산 과정에서 불량품이 발생하더라도 해당 불량품에 사용된 원재료를 수입할 때 납부했던 관세를 되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수출 물품을 생산하다가 발생한 불량품의 경우 관세 환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관세청은 23일 ‘소요량의 산정 및 관리와 심사에 관한 고시’를 개정, 불량품에 사용된 수입 원재료에 대한 관세도 환급한다고 밝혔다.

수출업체에 대한 관세환급제도는 재료를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경우 원료를 수입하면서 납부했던 관세를 환급해주는 제도다. 즉 수출업체가 관세 환급을 받으려면 원재료를 수입해야 하고, 이를 가공해 수출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는 생산과정에서 불량품이 생겨 수출을 못하면 관세 환급이 되지 않았다. 수출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불량품이 생길 경우 수출도 못하고, 관세 환급도 못 받아 고통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진희 관세청 세원심사과장은 “무역업계와 외부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통해 관세 환급에 대한 이런 제한이 대표적인 손톱밑가시로 꼽혔다”며 “중소 수출기업을 지원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기 위해 관세 환급 제한을 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시 개정에 따라 불량품도 생산을 했다는 것만 입증하면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됐다. 수출을 목적으로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품이어야 하며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관세 환급을 받고 창고에 보관하거나 국내에 유통할 경우 환급금을 받을 수 없다. 생산 과정이 아니라 보관 과정이나 유통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해 수출이 불가능한 불량품이 됐을 경우에도 환급받을 수 없다.

이 과장은 “이번 조치로 기업들이 받게 될 관세 환급액은 연간 200억원가량으로 추정된다”며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환급 관련 규제개혁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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