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서 기자 ]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매각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 현대상선에 2000억원을 대출했다고 23일 밝혔다. 돈을 빌려주는 대신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을 신탁받아 직접 매각에 나서기 위해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증권의 신속한 매각과 유동성 공급을 위해 현대상선에 2000억원을 지원하고, 현대상선이 보유한 현대증권 지분의 일부인 14.9%를 신탁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지난 18일 현대그룹과 현대증권 매각을 위한 매각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23일 투자안내서 발송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착수했다. 산업은행은 현대증권 매각을 연내에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추후 매각이 완료될 경우 지급된 대출금과 매각금액을 정산해 현대상선에 잔금이 지급된다.
현대증권은 현대저축은행과 현대자산운용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 인수자는 현대증권을 포함해 3개 회사를 함께 사는 구조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00억원 선지원은 현대상선과 현대그룹의 유동성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그룹은 주력회사인 현대상선의 유동성 부족 해소를 위해 지난해 12월 13조2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으며 현대증권 매각도 이 계획의 일환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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