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기자 ]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고객을 상대로 한 신용카드 판매 마케팅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체크카드 이용자들이 평균적으로 9개월 후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소득공제 혜택과 합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 효과로 체크카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카드 승인 금액 중 체크카드 비중은 1분기 16.2%, 2분기 16.7%, 3분기 17.7%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4분기에는 역대 최고치인 18.4%를 기록했고, 올 1분기도 19%(추정치)로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업계 선두주자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1분기 하루 평균 4500장 수준이던 체크카드 발급 건수가 올 1분기에는 6000~6500장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체크카드 발급 속도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를 중복 이용하는 고객 수도 2012년 말 80만명 수준에서 지난해 말 110만명으로 늘었다.
카드업계에서는 이 같은 체크카드 이용 증가가 수익성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체크카드 사용 고객이 신용카드로 갈아타는 움직임이 관찰되면서 체크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용카드 판매 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실제 우리카드의 지난달 전체 신용카드 발급 건수(10만장) 중 40%에 육박하는 3만8000장이 기존 우리 체크카드 이용 고객이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통상 체크카드 고객이 신용카드로 넘어가는 데 약 9개월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고객의 체크카드 이용 추이를 살펴보다 이용액이 급증하는 시점에 신용카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텔레마케팅 영업에 제약을 받으면서 체크카드 고객을 상대로 어떤 마케팅 전략을 짤 것인지가 업계의 고민이다.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가장 혜택이 큰 신용카드를 이메일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알리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텔레마케팅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체크카드 고객을 상대로 한 신용카드 판매 마케팅 성공률이 2.2%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체크카드 이용 고객을 신용카드 고객으로 확보하느냐 여부가 올해 카드사의 실적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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