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사의]전날 귀경때 전격사퇴 결심한 듯

입력 2014-04-27 14:27  

정홍원 국무총리가 27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하면서 어느 시점에 이런 '민감한 결정'에 도달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당장은 측근 참모들조차 정 총리가 언제 사퇴를 결심했는지에 대해 말을 아껴 아직은 그의 거취에 관한 결정 과정이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전날부터 이날 오전 10시 전격 사퇴 기자회견을 열기 전까지 정 총리의 동선을 들여다보면 전날 오후께가 결단 시점이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 총리는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참사 수습 방안 전반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를 1시간 20분간 열었는데 여기서는 정 총리나 다른 각료의 거취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 총리는 회의 종료 후 4시간 정도를 세종시에 머물다 귀경했다.

그가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9시께. 총리실 일부 관계자들은 총리의 귀경직후께 '27일 새벽'에 출근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받았다.

일부 인사들은 이 메시지가 '중대 발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짐작을 했다고 한다.

또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나 이호영 총리 비서실장, 이석우 공보실장 등은 총리가 이날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한다는 사실을 3시간 전인 오전 7시께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아침 일찍 '기자회견을 하니 언론사에 알리라'는 연락을 받고 총리 공관으로 갔다"며 "그때도 회견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전했다.

이런 정황들을 종합하면 정 총리는 전날 세종시에서 서울로 출발하기 전 이미 사퇴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가 이날 서울에서 일정이 전혀 없었던데다 서울보다는 대부분의 부처가 모여있는 세종시가 사고 수습 지휘를 하기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총리의 서울행이 사퇴회견을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에서다.

특히 정 총리의 사퇴 회견문도 상당히 공들여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와 함께 정 총리가 전날 사퇴를 결심하기 전에 청와대와 어떤 식의 조율이 있었는지도 주목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총리의 사퇴회견 직후 브리핑에서 "임면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이 숙고해서 판단할 것으로 안다"고 했지만 아직 사고 수습이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 총리가 독자적으로 사퇴 결심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총리가 회견을 하기 전까지 무슨 내용을 발표할지 몰랐다"며 "어떻게 보면 총리 본인이 외롭고 고독한 결정을 먼저 한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총리실은 정 총리의 전격 사퇴로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김동연 실장은 총리 사퇴 회견 직후인 오전 10시40분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총리 부재시 총리 비서실 및 국무조정실 운영 방안을 긴급 논의했다.

김 실장 회의 이후에도 각 국·실은 따로 회의를 열어 총리 사의표명 후속조치를 협의하는 등 총리실은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하루종일 긴박하게 돌아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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