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Biz?성공?자영업?길라잡이 - 창업 뉴 트렌드
치킨시장 복고 바람
얇은 껍질의 바삭한 식감에 향수 자극 '추억 마케팅'까지…장년층은 물론 20대에 인기
[ 강창동 기자 ]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서 치킨호프점 ‘맛데이 켄터키 치킨’을 운영하는 이희석 사장(42). 두 달 전 이 점포를 열고 나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극심한 내수 불경기로 외식업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판에 유독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월평균 매출을 집계한 결과 5100만원에 달했다. 순이익도 1200만원으로 매출 대비 23% 수준으로 양호했다. ‘오픈발’을 감안해도 좋은 성적이다. 이 점포가 손님들에게 내세우는 콘셉트는 ‘옛날 치킨’이다. 옛날에 먹던 켄터키 프라이드 및 양념 치킨이 주요 메뉴다. 점포 규모는 145㎡(약 44평)로 매일 치킨 100마리 이상을 튀겨낸다. 이 사장은 “옛날 치킨을 표방했는데도20대 손님이 절반을 넘는다”며 “요즘은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게 튀겨낸 옛날식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인기 있다”고 말했다.
○튀김옷 두꺼운 프라이드는 ‘썰물’
치킨 시장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튀김옷이 두꺼운 프라이드 치킨은 퇴조세다. 1980년대 초반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맛을 구현한 치킨이 인기다. 아예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통째로 튀긴 통닭이나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겨낸 통닭, 가마솥에서 튀겨낸 전통시장 통닭 등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옛날 통닭’이다. 옛날 통닭은 30여년 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뿐만 아니라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맛데이 켄터키 치킨’ 점포에는 가족과 함께 오는 중장년층 손님이 많다. 이들은 옛날 치킨을 맛보며가족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은 사라진 교련복을 입은 직원들이 서빙을 하는 것이다. 복고적 감성에 어필하려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인테리어에도 복고주의를 반영했다. 1960, 70년대영화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간판도 옛날 충무로극장의 간판을 벤치마킹해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도 얇은 껍질의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네네 옛날통닭’을 최근 출시했다.한신포차, 칠성포차 등 실내포장마차 프랜차이즈들도 통째로 닭을 튀겨내는 통닭 판매에 나서 대세에 편승하고 있다.
전통시장 안에 있는 통닭골목도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수원 남문(팔달문) 지동시장 인근에 있는 통닭골목에는 4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통닭집들이 즐비하다. 이곳의 공통점은 무쇠솥에 튀기는 옛날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하루 16시간 이상새벽까지 닭을 튀기는데, 가게마다 개성이 뚜렷해 수원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서울 이촌동에 사는 김진국 씨(48)는 “어린 시절 시장통에서 먹던 통닭이 생각나 옛날 통닭 파는 집을 자주 찾는 편”이라며 “튀김옷이 두꺼운 치킨보다맥주 안주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치킨 시장은 레드오션
치킨은 창업자들에게 있어 가장 선호도가 높은 창업 아이템이다. 조리가 쉽고 창업자금이 적게 들며 가게 운영도 단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치킨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국내 치킨비즈니스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킨 시장은 지난 10년간 3300억원 규모에서 3조1000억원으로 9배 정도 커졌다. 육가공, 튀김파우더 등 관련 산업까지 더하면5조원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평가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치킨전문점은 연평균 7400개가 새로 문을 열고 해마다 5000개가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8100개가 창업하고 7600개가 휴·폐업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산성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배달형 치킨집이 살아남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브랜드가 너무 많아서다. 출혈경쟁 속에서 인건비와 전단광고비는 배달형 치킨집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치킨호프집이 급증하는 배경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는 “옛날 치킨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장년층의 치킨 소비 트렌드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치킨시장 복고 바람
얇은 껍질의 바삭한 식감에 향수 자극 '추억 마케팅'까지…장년층은 물론 20대에 인기
[ 강창동 기자 ]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서 치킨호프점 ‘맛데이 켄터키 치킨’을 운영하는 이희석 사장(42). 두 달 전 이 점포를 열고 나서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극심한 내수 불경기로 외식업 매출이 곤두박질치는 판에 유독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월평균 매출을 집계한 결과 5100만원에 달했다. 순이익도 1200만원으로 매출 대비 23% 수준으로 양호했다. ‘오픈발’을 감안해도 좋은 성적이다. 이 점포가 손님들에게 내세우는 콘셉트는 ‘옛날 치킨’이다. 옛날에 먹던 켄터키 프라이드 및 양념 치킨이 주요 메뉴다. 점포 규모는 145㎡(약 44평)로 매일 치킨 100마리 이상을 튀겨낸다. 이 사장은 “옛날 치킨을 표방했는데도20대 손님이 절반을 넘는다”며 “요즘은 튀김옷이 얇고 바삭하게 튀겨낸 옛날식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이 인기 있다”고 말했다.
○튀김옷 두꺼운 프라이드는 ‘썰물’
치킨 시장에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튀김옷이 두꺼운 프라이드 치킨은 퇴조세다. 1980년대 초반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맛을 구현한 치킨이 인기다. 아예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통째로 튀긴 통닭이나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겨낸 통닭, 가마솥에서 튀겨낸 전통시장 통닭 등이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옛날 통닭’이다. 옛날 통닭은 30여년 전의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뿐만 아니라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에게도 점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맛데이 켄터키 치킨’ 점포에는 가족과 함께 오는 중장년층 손님이 많다. 이들은 옛날 치킨을 맛보며가족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준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은 사라진 교련복을 입은 직원들이 서빙을 하는 것이다. 복고적 감성에 어필하려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인테리어에도 복고주의를 반영했다. 1960, 70년대영화 포스터를 벽에 붙이고 간판도 옛날 충무로극장의 간판을 벤치마킹해 고객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네네치킨’도 얇은 껍질의 바삭한 식감이 살아 있는 ‘네네 옛날통닭’을 최근 출시했다.한신포차, 칠성포차 등 실내포장마차 프랜차이즈들도 통째로 닭을 튀겨내는 통닭 판매에 나서 대세에 편승하고 있다.
전통시장 안에 있는 통닭골목도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수원 남문(팔달문) 지동시장 인근에 있는 통닭골목에는 4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통닭집들이 즐비하다. 이곳의 공통점은 무쇠솥에 튀기는 옛날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하루 16시간 이상새벽까지 닭을 튀기는데, 가게마다 개성이 뚜렷해 수원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서울 이촌동에 사는 김진국 씨(48)는 “어린 시절 시장통에서 먹던 통닭이 생각나 옛날 통닭 파는 집을 자주 찾는 편”이라며 “튀김옷이 두꺼운 치킨보다맥주 안주로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치킨 시장은 레드오션
치킨은 창업자들에게 있어 가장 선호도가 높은 창업 아이템이다. 조리가 쉽고 창업자금이 적게 들며 가게 운영도 단순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치킨 시장은 전형적인 레드오션이다. 지난해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펴낸 ‘국내 치킨비즈니스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국내 치킨 시장은 지난 10년간 3300억원 규모에서 3조1000억원으로 9배 정도 커졌다. 육가공, 튀김파우더 등 관련 산업까지 더하면5조원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평가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치킨전문점은 연평균 7400개가 새로 문을 열고 해마다 5000개가 퇴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에는 8100개가 창업하고 7600개가 휴·폐업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채산성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배달형 치킨집이 살아남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비슷한 브랜드가 너무 많아서다. 출혈경쟁 속에서 인건비와 전단광고비는 배달형 치킨집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다. 치킨호프집이 급증하는 배경이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창업학)는 “옛날 치킨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중장년층의 치킨 소비 트렌드가 시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