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셋으로 한국 골프의 ‘젊은 기대주’ 노승열 선수가 오늘 4월 28일 미국프로골프 PGA투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네 번째로 우승컵을 앉은 뒤 인터뷰를 통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아파하는 국민에게 ‘희망’과 ‘위안’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미국 진출 3년차인 노승열은 한국시간 이날 아침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 (파72 · 7399야드)에서 끝난 ‘취리히 클래식’에서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미국의 앤드루 스보보다와 로버트 스트렙 (17언더파 271타)에 2타 앞서며 챔피언의 자리에 섰습니다. 우승상금은 122만4000달러.
전날 3라운드 까지 합계 18언더파를 기록했던 노승열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언더파 71타를 쳤습니다. 노승열은 이로써 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 선수로서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에 이어 네 번 째 우승자로 이름을 새겼습니다. 아울러 한국인으로선 최연소 우승이란 기록도 남겼고요.
노승열 선수의 이날 취리히 클래식 우승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일궈낸 성과라 그의 우승 소감이 더욱 많은 공감을 불렀습니다.
노 선수는 3년 전 2012년 청운의 꿈을 안고 PGA투어에 데뷔했습니다. 그러나 이 곳의 문턱은 높았습니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으로 투어 카드마저도 잃었습니다.
때문에 올 시즌엔 ‘힘들기로 말하면 PGA보다 더하다’고 말해지는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의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겨우 합류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마침내 정상에 섰습니다.
그는 이날 우승을 확정한 취리히 클래식의 마지막 날도 힘든 고비가 있었고 이를 스스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전날 3라운드까지 스코어 카드가 깨끗했습니다. 54홀 동안 골프에서 흔히 ‘실수’와 동의어로 말해지는 보기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 때까지 성적은 18언더파로 당시 2위로 마지막날 그와 동반 플레이를 펼친 미국의 키건 브래들리에 2타 앞섰습니다.
노승열은 그러나 이날 4라운드 파4 1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54개홀을 지나며 쌓은 일종의 무보기 신화를 무너뜨렸습니다. 골프에서 가장 큰 적인 ‘부담감’이 그 만큼 컸다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이는 자칫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할 수 있는 위기 상황으로 불렸고요. 하지만 그는 나이답지 않는 침착성을 유지했습니다. 이후 파를 세이브해 오던 노승열은 파4 8번홀에서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앞세워 마침내 버디 퍼팅을 홀에 떨구었습니다.
그의 이 같은 차분함은 경쟁자들에 되레 부담감을 키우는 요소가 된 듯 합니다. 동반 플레이어 키건 브래들리는 파4 6번홀에서 티샷을 해저드에 빠뜨리고 4타 만에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3퍼트로 트리플보기를 했습니다.
후반 홀에서도 위기가 되풀이 됐습니다. 노승열이 파4 15번홀에서 보기로 한 타를 잃는 사이 2위를 한 스트렙이 타수를 줄이며 1타차까지 따라 온 것입니다. 이에서도 노승열은 파4 16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1.2m에 붙여 다시 버디를 낚아 올리며 경쟁자의 기를 꺾었습니다.
노승열은 파5 18번홀에서 무리하지 않고 세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 하며 취리히클래식의 우승컵을 ‘슬픔’에 빠진 고국에 헌정했습니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아 16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와 함께 5월 8일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8월 7일 열리는 PGA챔피언십, 2015년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했습니다.
물론 2015-2016년 시즌까지 PGA 투어 출전권도 보장받았습니다. PGA 투어에서 우승에 시동을 건 대한민국 남자 골프의 '영건' 노승열 선수가 이제부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컵을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을 기대합니다.[이미지=스마트폰 촬영]
한경닷컴 뉴스국 윤진식 편집위원 js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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