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PR 시대' 면접 특수
대학가 게스트하우스
공채시즌 이용객 5배 '껑충'
'脫정장·원데이 면접' 등
기업은 취준생 부담 줄여
[ 이도희 기자 ] “면접시즌이면 구두굽을 수선하러 오는 여학생들이 평소보다 두 배나 늘지요. 아예 매장에 6~7㎝의 면접용 굽을 따로 비치해둘 정도입니다.”
서울 신촌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김동한 씨(45)는 “매년 4월과 10월 면접 때가 되면 특수를 누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이 지난 25일 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를 발표한 데 이어 LG와 SK가 지난 26일과 27일 인적성시험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입사 면접시즌이 돌아왔다. 면접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단 몇 시간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면접 특강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의류·숙박업체의 특수 노림수도 뜨겁다.
게스트하우스, 숙박비 할인공세
‘이틀 만에 끝내는 대기업 면접완성.’ 한 대형 입사학원이 내건 타이틀이다. 대상 기업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이다. 수강료는 7시간에 9만9000원, 모의면접까지 추가하면 15만원이 훌쩍 넘는다.
또 다른 사설학원이 진행하는 현대차용 이공계 면접은 하루 5시간에 수강료가 28만원을 호가한다. 이 학원의 삼성 인성면접은 3시간에 28만원이다.
이미지 트레이닝 강의도 생겨나고 있다. 한 유명 강사의 면접 스피치 강의는 회(90분)당 20만원을 호가한다. 총 8회로 구성된 이 강의는 120만원이다.
지방 거주자에게는 숙박도 고민거리. 저렴한 찜질방부터 최근에는 대학가 게스트하우스도 인기다. 서울 홍대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면접을 위해 상경한 취업준비생에게는 숙박비 10% 할인 혜택과 함께 메이크업을 위한 파우더룸, 면접 당일 조식 제공 등의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 씨(32)는 “대기업 공채시즌에는 이용객이 평소의 5배 정도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탈정장·원데이’ 면접 속속 도입
기업들은 최근 취준생들의 편의를 위해 ‘탈정장 면접’이나 ‘원데이 면접’ 등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포스코와 한화갤러리아는 캐주얼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의상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개성을 평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구 제일모직)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도록 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광고회사인 이노션은 아예 모든 면접 복장을 자율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탈정장 면접을 도입한 LG유플러스에는 찢어진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면접에 임한 지원자도 있었다. 양무열 LG유플러스 채용팀장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캐주얼 면접을 도입했다”며 “딱딱한 정장 차림은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단정하되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원자들이 여러 차례 면접을 위해 숙박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1, 2차 면접을 하루에 실시하는 ‘원데이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은 역량·임원면접, 인성검사를 모두 하루에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인적성검사와 역량·프레젠테이션·인성면접 등 네 가지 전형을 하루에 본다. 롯데백화점 인사팀 관계자는 “원데이 면접은 오히려 지원자들이 반기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빨리 합격자를 발표해 배치할 수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
대학가 게스트하우스
공채시즌 이용객 5배 '껑충'
'脫정장·원데이 면접' 등
기업은 취준생 부담 줄여
[ 이도희 기자 ] “면접시즌이면 구두굽을 수선하러 오는 여학생들이 평소보다 두 배나 늘지요. 아예 매장에 6~7㎝의 면접용 굽을 따로 비치해둘 정도입니다.”
서울 신촌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는 김동한 씨(45)는 “매년 4월과 10월 면접 때가 되면 특수를 누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삼성이 지난 25일 직무적성검사(SSAT) 합격자를 발표한 데 이어 LG와 SK가 지난 26일과 27일 인적성시험을 마치면서 본격적인 입사 면접시즌이 돌아왔다. 면접 관련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단 몇 시간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면접 특강들이 생겨나는가 하면 의류·숙박업체의 특수 노림수도 뜨겁다.
게스트하우스, 숙박비 할인공세
‘이틀 만에 끝내는 대기업 면접완성.’ 한 대형 입사학원이 내건 타이틀이다. 대상 기업은 삼성, LG,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이다. 수강료는 7시간에 9만9000원, 모의면접까지 추가하면 15만원이 훌쩍 넘는다.
또 다른 사설학원이 진행하는 현대차용 이공계 면접은 하루 5시간에 수강료가 28만원을 호가한다. 이 학원의 삼성 인성면접은 3시간에 28만원이다.
이미지 트레이닝 강의도 생겨나고 있다. 한 유명 강사의 면접 스피치 강의는 회(90분)당 20만원을 호가한다. 총 8회로 구성된 이 강의는 120만원이다.
지방 거주자에게는 숙박도 고민거리. 저렴한 찜질방부터 최근에는 대학가 게스트하우스도 인기다. 서울 홍대의 한 게스트하우스는 면접을 위해 상경한 취업준비생에게는 숙박비 10% 할인 혜택과 함께 메이크업을 위한 파우더룸, 면접 당일 조식 제공 등의 혜택을 마련하고 있다. 이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이지원 씨(32)는 “대기업 공채시즌에는 이용객이 평소의 5배 정도에 이를 정도”라고 설명했다.
‘탈정장·원데이’ 면접 속속 도입
기업들은 최근 취준생들의 편의를 위해 ‘탈정장 면접’이나 ‘원데이 면접’ 등을 속속 도입하는 추세다. 포스코와 한화갤러리아는 캐주얼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의상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개성을 평가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구 제일모직)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도록 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광고회사인 이노션은 아예 모든 면접 복장을 자율화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탈정장 면접을 도입한 LG유플러스에는 찢어진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고 면접에 임한 지원자도 있었다. 양무열 LG유플러스 채용팀장은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캐주얼 면접을 도입했다”며 “딱딱한 정장 차림은 오히려 감점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단정하되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고 오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원자들이 여러 차례 면접을 위해 숙박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1, 2차 면접을 하루에 실시하는 ‘원데이 면접’을 도입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은 역량·임원면접, 인성검사를 모두 하루에 실시하고 있다. 롯데는 인적성검사와 역량·프레젠테이션·인성면접 등 네 가지 전형을 하루에 본다. 롯데백화점 인사팀 관계자는 “원데이 면접은 오히려 지원자들이 반기고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도 빨리 합격자를 발표해 배치할 수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