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안전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에어백은 탑승자의 안전하면 곧바로 떠오르는 대표적인 분야다. 시속 100㎞로 달리는 차량이 사전 제동 없이 콘크리트 벽과 부딪혔을 때 받는 충격은 어느 정도일까. 15층 높이의 아파트 옥상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충격과 맞먹는다. 그리고 이러한 충격의 상당 부분은 찌그러지는 차체와 시트벨트가 흡수하고 나머지는 에어백이 감당한다.
안전을 위해 에어백을 장착했지만, 에어백 팽창 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차량 충돌의 충격으로 튕겨나가는 탑승자를 향해 에어백이 높은 속도와 압력으로 팽창하기 때문에 에어백 자체가 위협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에어백의 팽창력을 20~30% 줄인 에어백(De-Powered Airbag)이 등장했다. 그리고 전자제어기술이 발달하면서 여러 종류의 센서를 이용해 승객의 위치와 체격, 앉은 자세, 시트벨트 착용 유무 등을 판단하여 에어백을 전개시키지 않거나 2단계로 전개하는 ‘기능향상 에어백(Advanced Airbag)’이 속속 개발돼 에어백 압력에 의한 상해를 방지하고 있다.
이 에어백에는 조그마한 구멍들이 뚫려져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운전석이나 조수석 에어백이 바람이 빠진 채로 늘어져 있고 후면에 구멍이 뚫려 있다. 에어백에 대해 잘 모르는이들은 불량이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에어백이 팽창한 후에도 전개된 모양 그대로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다면 탑승자가 에어백에 의한 반동으로 다시 뒤로 튕겨나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에어백 후면에 벤트 홀(Bent-Hole)이라 불리는 3~4개의 구멍을 뚫어 에어백을 팽창시킨 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도록 했다.충돌 후 탑승자가 앞쪽으로 튕겨나가는 사이에, 에어백이 팽창해 전체적인 모양을 만들어 주고 나서 내부의 가스를 방출시켜 푹신한 형태를 만들어 탑승자를 안전하게 받쳐주는 것이다. 이것이 벤트 홀의 중요한 역할이다.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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