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인 기아자동차의 ‘K5 500h’와 글로벌 누적 판매 40만대를 넘어선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를 타고 서울외곽순환도로 송파~송추 구간(약 40㎞)을 달려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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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5 500h의 첫 느낌은 ‘시동을 켠 것 맞나’ 싶을 정도의 정숙함이었다. 엔진 시동을 걸지 않은 상태에서 모터의 힘만으로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왔다. 급경사를 오르기엔 부담이 된 듯 주차장 오르막길에서 엔진이 점화됐다. 가벼운 ‘웅~’ 소리가 나며 순간적으로 차가 앞으로 튀어나갔다. 다소 놀랐지만 하이브리드 운전에 익숙해지면 크게 거슬리는 부분은 아닐 듯 싶었다.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면서 액셀러레이터를 끝까지 밟았다. 시속 100㎞ 부근까지 가속할 때 엔진과 모터가 힘을 합쳐 내는 추진력은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비슷하게 톨게이트를 통과한 차들 가운데서도 단연 앞서가가면서도 소음은 거의 없었다. 오디오 볼륨을 높일 필요도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엔진 추진력에 거의 의존하는 120㎞/h 이상 구간에서도 여전히 조용했지만 다소 힘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마침 위장막을 씌운 차(기아 카니발 후속 모델로 나중에 확인)가 옆을 스치고 지나가기에 쫓아가 봤다. 10여분간 ‘추격전’을 펼친 끝에 바로 뒤까지 따라잡긴 했지만 끝내 역전하진 못했다. 프로 드라이버와 아마추어 자동차 기자의 운전 실력 차이와 속도 제한도 큰 이유였을 것이다.
연비와 추진 상태를 보여주는 계기판에서 K5 500h의 운전의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운전 시작 때부터 평균 연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추진력을 모터가 내는지, 엔진이 담당하는지, 또는 두 동력이 같이 돌아가는지 세련된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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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처음 출시된 캠리 하이브리드는 긴 역사만큼 단점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의 성능을 보여줬다. 배터리로만 구동하는 저속 구간에서도 상당한 힘을 느낄 수 있었고 주행 도중 엔진이 켜질 때도 제대로 인지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특히 고속 구간에서 가속력은 인상적이었다. 엔진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데다 차체 떨림도 거의 없는데 속도계는 쭉쭉 올라간다. 잘 다듬어진 스키장에서 활강으로 내려올 때처럼 신나면서도 두려운 느낌마저 들었다. 캠리 하이브리드를 두고 전문가들이 ‘약점이 없는 차’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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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도 체급만큼 차이가 있다. K5 500h는 2893만원에서 3210만원 사이다. 최고 사양 기준 일반 K5가 2785만원이니 300만원 좀 넘게 차이가 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4230만원으로 일반 모델 3350만원보다 800만원가량 비싸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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