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삼성 고위 임원? 대형 외국계 증권사? 주주 실체 놓고 관심 집중
이 기사는 04월24일(14:4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삼성그룹의 비상장 ICT(정보통신기술)서비스업체인 삼성SDS 주식 50만주가 블록딜(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이 추진돼 '완판'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각액이 총 71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이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누구인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SDS의 한 주주가 최근 국내 한 증권사에 자신의 보유주식 50만주를 매각해 달라고 의뢰함에 따라 해당 증권사는 21일 오후부터 고액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블록딜 매각 작업을 시작했다. 매각 작업은 당초 이달 말까지를 목표로 추진됐지만 '큰손' 투자가들이 몰려 이날 오전께 50만주가 전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가격은 주당 14만2000원 선에서 형성됐다. 지난 23일 장외시장 거래가격인 14만8000원보다 약 4%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50만주 매각이 완료됨에 따라 이 주주는 710억원의 현금을 쥐게 됐다. 삼성SDS 장외거래 가격은 1년 전까지만 해도 9만2000~9만3000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1년새 60% 넘게 급등했다.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살아있는데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SDS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다.
작년말 기준으로 삼성SDS 발행주식수는 7737만7800주다. 이 중 최대주주인 삼성전자(1747만여주)와 삼성물산(1321만여주) 삼성전기(609만여주) 이재용 부회장(870만여주) 이부진·이서현 사장(각 301만여주) 등 특수관계인이 총 5153만9267주(66.60%)를 보유하고 있다. 1만6759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은 전체 발행주식수의 21.58%에 달하는 1669만7366주를 갖고 있다.
이번에 매각된 50만주는 삼성SDS 전체 발행주식수의 0.6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일반 소액주주가 한주 한주씩 사 모았다고 보기에는 규모가 너무 큰데다, 매각 금액도 700억원을 넘는 거액이라는 점에서 이 주식을 매도한 주주가 누구인지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일부에선 "전직 삼성 고위 임원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작년말 기준으로 삼성SDS 경영진 중에서 고순동 사장조차 삼성SDS 주식을 1000주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며 “50만주를 보유할 수 있으려면 그룹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삼성SDS 설립 작업 초기부터 깊게 관여했던 고위 임원이라야 가능한 얘기”라고 말했다. 이를 놓고 증권업계에선 전직 L 부회장, K 사장 등이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일각에선 개인이 아닌 법인 주주의 물량이며 해당 법인 주주는 대형 외국계 증권사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 대형 외국계 증권사가 2010년초 삼성SDS 30만주를 매각한데 이어 이번에도 추가로 50만주를 더 매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외국계 증권사는 이번 50만주 외에도 여전히 많은 삼성SDS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만주를 매도한 주주의 실체를 놓고 '갑론을박'이 확산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삼성SDS는 "우리도 모른다"는 입장을 내놨다. 삼성SDS 관계자는 “회사는 작년말 기준 주주명부를 갖고 있을 뿐"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어느 주주가 주식을 설령 팔더라도 지분 변동 내역은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만주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주주는 삼성전자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그 숫자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란 점에서 삼성SDS는 50만주 매도 주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서기열/이상열 기자 philos@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