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에 1억 파는 女' 정윤정, 롯데홈쇼핑 눈물 닦아줄까

입력 2014-04-29 14:20  


'완판의 신화' 정윤정이 롯데의 흐르는 눈물을 닦을 수 있을까.

올초 GS샵과 프리랜서 계약을 종료한 홈쇼핑 업계의 '간판 스타' 정윤정 쇼호스트가 롯데홈쇼핑과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29일 롯데홈쇼핑에 따르면 정 씨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격으로 롯데홈쇼핑에 둥지를 틀고 패션·이미용 상품 전반에 걸쳐 총괄 책임을 맡는 것을 골자로 한 계약을 맺기로 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거나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라며 "구체적인 방송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GS샵(구 GS홈쇼핑)에 입사해 13년간 업계 간판 쇼호스트로 활약한 정 씨는 '1분에 1억 원 파는 여자' '매진 제조기' 등의 별명을 갖고 있다.

정 씨는 2011년 1000억 원(취급액 기준), 2012년 1600억 원, 지난해 2000억 원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는 등 '홈쇼핑 완판 신화'의 산증인이다. 2012년 전격 프리랜서 선언 후 훌쩍 뛴 자신의 몸값을 매출로 증명해왔다.

지난해 1월 '쌍두마차'로 불리는 유난희 쇼호스트와 함께 진행한 방송에선 패션분야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역대 최대인 81억 원의 매출을 달성, 전무후무한 족적을 남기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롯데홈쇼핑이 정 씨를 영입하면서 최근 홈쇼핑 업계의 성장동력인 패션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씨가 '팬덤'이라고 불릴 정도로 20~30대 여성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그의 팬카페는 여전히 5만5000명 가량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40대 이상 소비자가 주요 타깃층이었던 롯데홈쇼핑 입장에서는 고객층을 다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 씨의 강점은 트렌드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브라운관 밖에 있는 시청자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정 씨가 추천하는 옷이라면 일단 구매하고 보는 여성 소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정 씨의 영입으로 롯데홈쇼핑은 최근 전·현직 간부들의 잇단 '납품비리' 사건으로 곤두박질 쳐 있는 직원들의 사기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 씨의 영입을 두고 강현구 롯데홈쇼핑 대표가 직접 물밑 작업에 나선 것도 각종 악재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경쟁업체의 '얼굴'로 활약했던 쇼호스트를 영입한 것도 롯데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며 "그만큼 인적쇄신이 절박하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귀뜸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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