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isure] "히말라야 오르며 희망 발견…도전하는 열정에 장애는 없다"

입력 2014-04-30 07:00  

블랙야크, 슈퍼모델 추아림과의 산행

청각장애 4급 판정에 방황
가족 응원에 모델 꿈 이뤄

광고 촬영차 등반했지만
대자연 경이로움에 감동

"모델·연기 모두 잡을 것"



[ 이현동 기자 ]
지난 27일 남산 트레킹 코스에서만난 슈퍼모델 추아림 씨(21·여). 그는 마음이 답답할 때면 산을 찾는다고 한다. 등산 마니아답게 그는 등산복에도 늘 신경을 쓴다. 추씨는 이날 히말라야를 주제로 한 삼각형 절개 패턴이 인상적인 블랙야크의 B2XL14 재킷(18만원)을 입었다.

바지는절개선을 옆선보다 안으로 배치해 날씬해 보이는 레깅스 팬츠인 E베라슬림팬츠(8만5000원)였다. 허리에는 자주색 레보숄더 힙색(9만원)으로 포인트를 줬다. 신발은 블랙야크 신상품인 워크핏 시리즈의 대표주자인 패스트모션(21만9000원)이었다.

추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청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언제부터인가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씀을 알아듣기 힘들었어요. 병원에서 청각장애 판정을 받고 큰 충격을 받았죠.”“더 큰 도전을 해 보라”는 가족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방황의 시간이 더 길어졌을 것이란 게 추씨의 설명이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취하는 게 좋았던 추씨는결국‘슈퍼모델’로 진로를 정했다. 지난해 슈퍼모델 대회에 출전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추씨는 당시신체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모델에 도전한 점을높이 평가받아 ‘블랙야크상’을 수상했다. 동료 모델 지망생들과 116일간 접전을 벌인 끝에 얻은 값진 결과였다.

추씨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으로 수중촬영 과제를 꼽았다. “물 속에 들어가니 귀가 많이 아팠어요. 하지만 ‘여기서 죽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죠.” 모델로 데뷔하자 가장 반긴 사람은 물론 부모님이었다.추씨는등산 마니아인 부모님을 따라 어릴 때부터 지리산 설악산 등 명산을 다닌 경험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성과를 얻은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올해 초 블랙야크 모델로 발탁됐을 때 ‘뛸 듯이’ 기뻤던 것도 평소 등산을 통해 삶의 원동력을 얻은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었다.지난달 8박9일 일정의 히말라야 산행은 블랙야크 광고 영상 촬영을 위한 것인 동시에 추씨에게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비행기를 타거나 고산지대에 올라가면 귀에 통증이 심하게 와 해외여행을 가본 적 없는 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던 것이다.항공기, 경비행기 등으로이동 수단을 바꾸면서 겨우 도착한 그곳에서 그는 무엇을 느꼈을까. “귀 통증, 호흡 곤란, 예측할 수 없는 날씨 때문에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래도 촬영을 마치자 뭔가 이뤄냈다는큰 성취감을 얻었습니다.특히 히말라야에서 바라본 밤 하늘, 깎아내린 듯한 산봉우리를 마주하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동을 받았어요.”

추씨는 히말라야에서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 모델과 연기자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꿈이다. 그는 자신처럼 청각장애가 있는데도 미스 프랑스에 선발돼 현재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인소피 부즐로를 롤모델로 꼽았다. “부즐로는 장애가 있지만 꿈을 잃지 않는 많은 아이들을 돕고 있어요. 저도언젠가제 꿈을 이룬 뒤 부즐로처럼 어려운 이들을 도울겁니다.”

추씨는 최근 섬세한 표정 연기를 중심으로 한 연기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블랙야크는 지난해 ‘명산40 도전단’ 완주자 중 추첨을 통해 선발한 30명과 함께 지난 4일부터 7박8일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하는 등 히말라야 등반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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