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야구 즐기는 男에도 많아
볼 넓은 신발 등 착용해 예방을
[ 이준혁 기자 ]
26개의 뼈와 114개의 인대, 그리고 33개의 관절로 이뤄진 신체기관이 있다. 바로 몸의 가장 아래에 위치해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지탱해주는 발과 발목이다. 발은 신체의 각 신경과 혈관이 연결돼 있는 인체의 축소판이다. ‘제2의 심장’이라 불리며 심장을 도와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펌프 구실을 한다.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발은 스포츠 활동시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운동 중 뛰거나 점프를 하는 동작은 발에 많은 무리를 가한다. 발과 함께 움직이는 발목은 스포츠 손상의 위험이 더 높다. 최근 생활체육의 활성화로 발과 발목을 혹사시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고 있다. 족부질환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정훈재 서울부민병원 원장을 통해 발과 발목의 스포츠 손상 질환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스포츠 손상에 취약한 발목
성인은 하루평균 5000~8000보 정도를 걷는다. 이때 체중의 1.5배 무게가 발목에 가해진다. 특히 달리기는 착지하는 순간 한쪽 발목에 체중의 2.3~2.8배에 해당하는 하중이 몰린다. 운동 중에는 뛰거나 걷는 활동량이 많아져 발과 발목을 더욱 혹사할 수 있다.
스포츠 활동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상은 발목 염좌다. 발목 염좌는 흔히 ‘발목이 삐었다’고 표현한다. 발목 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지면서 주위 혈관이 파열된 상태를 말한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충분한 준비 없이 활동을 하게 되면 몸의 근육이 긴장해 발목 인대 손상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 발목을 삐끗한 후 복사뼈 근처가 붓고 통증이 나타나고 열이 발생한다면 발목 인대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계속 운동하면 자칫 부상이 커질 수 있다.
다친 정도에 따라 일반적으로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 섬유의 파열 없이 섬유 주위 조직의 손상만이 있는 경우다. 2도 염좌는 인대의 부분 파열이 일어난 상태, 3도 염좌는 인대의 완전 파열로 연결 상태가 단절된 경우다. 바깥쪽 복사뼈 앞쪽으로 압통이 심하고 그 주위로 멍이 든다면 이는 2도 이상의 손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로 운동을 멈추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초기 손상시 치료를 적절히 하지 못하면 2차 부상으로 이어진다. 파열된 인대가 회복되지 않으면 걷거나 뛸 때마다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난다. 또 한 달에 두 번 이상 쉽게 접지르는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생길 수도 있다. 만성 발목 불안정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연골 손상으로 이어져 발목 관절염으로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남성에게도 흔한 무지외반증
발레리나 강수진, 축구선수 박지성, 피겨선수 김연아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라는 것 외에도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다는 점이 같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뼈가 안쪽으로 돌출하고 발바닥에 굳은 살이 생기는 질환이다. 하이힐을 많이 신는 여성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스포츠댄스나 축구·야구 등 생활 스포츠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남성에게도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댄스는 앞 코가 좁고 굽이 있는 댄스화를 신고 오랜 시간 춤을 추기 때문에 발 앞쪽에 하중이 많이 실린다. 축구 또한 엄지발가락으로 충격이 많이 가는 운동이다. 발에 꽉 끼는 축구화를 장시간 착용하기 때문에 무지외반증 발병 위험이 높다. 야구에서는 장시간 쪼그린 자세를 취하는 포수에게서 쉽게 발생한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이나 스트레칭 운동, 깔창 등으로 증상을 개선한다. 그러나 휘어진 정도가 심하고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 일어났거나 엄지발가락의 돌출 부위가 아파 신발 신기가 불편할 때는 수술을 고려해봐야 한다. 수술은 발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교정 절골술과 연부조직 유리술을 시행한다. 정 원장은 “발과 발목 질환은 초기에 치료하지 않고 증상을 방치하면 만성 통증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생활체육이 보편화되면서 운동 중 발목과 발에 손상을 많이 입는다. 스포츠 손상은 일반 관절질환과 동일하게 치료할 경우 2차 손상의 위험이 있을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움말=정훈재 서울부민병원 병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