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조업 중심지로 천지개벽하는 미국 텍사스

입력 2014-04-30 20:31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있던 북미 본사를 다음달부터 남부 텍사스 댈러스로 이전한다고 한다. 도요타가 미국에 진출한 지 57년 만이다. 임직원 4000여명과 그 가족, 관련 기업 임직원들까지 포함해 수만명이 둥지를 옮기는 대이동이다. 일본 언론은 도요타가 텍사스에서 제2의 창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도요타뿐만이 아니다. 이미 HID 옥시덴털석유 등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텍사스로 옮겼다. 지난 1년 반 동안 캘리포니아주의 50여개 기업이 텍사스주로 이전했다. 농업과 석유의 대명사였던 텍사스가 이제 미국 제조업의 중심지로 환골탈태하는 양상이다.

텍사스의 변화는 셰일가스 개발붐을 타고 에너지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 주목할 것은 텍사스의 낮은 세율과 규제 완화 등 기업친화 정책이다. 텍사스주는 법인세가 없다. 게다가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하면 주정부로부터 보조금도 받는다. 기업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주지사가 직접 해결하기 위해 뛴다. 도요타의 이전 결정에도 주지사의 끈질긴 설득이 주효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주는 높은 세금과 까다로운 기업 규제로 악명이 높다. 캘리포니아주의 최고 소득세율은 다른 주에 비해 두 배가량 높다. 자동차회사에 일정량의 친환경차를 판매토록 하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벌금까지 물린다. 도요타가 캘리포니아를 등지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다.

기업들은 기업하기 좋은 곳을 찾아 옮겨가기 마련이다.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촘촘한 기업 규제, 경직적인 고비용 노동시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기업의 선택은 자명하다. 이미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이 국내 생산을 웃돈다. 텍사스로 자리를 옮기는 도요타가 남의 일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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