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김태완 기자 ] “중국에서 금융위기가 폭발할 가능성은 낮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사진)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부도 처리되는 기업도 나타나고 있지만 심각한 위기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 국장은 △중국의 해외 부채 비중이 적고 △정부 부채 규모가 크지 않으며 △공산당의 경제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점 등을 들어 이같이 전망했다.
이 국장은 먼저 중국의 총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것은 우려할 만한 사실이지만 대부분 국내 부채여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해외 부채는 현재 GDP의 9% 수준이어서 위안화 가치가 더 떨어져도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또 중국 정부의 재정이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도 재정적자를 내고 있지만 규모가 GDP의 2.1% 수준으로 비교적 작다. 메릴린치에 따르면 중앙과 지방정부의 부채 규모는 GDP의 53%로 미국의 100%, 일본의 240%에 비하면 낮다.
이 국장은 “경제가 침체되면 중국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려 은행이나 기업에 대한 구제금융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중국 경기 하강 국면은 어느 정도 의도된 것이라며 공산당의 통제력이 강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중국은 국영 은행과 국유 기업이 경제를 지배하고 있어 이들을 통해 정부가 일사불란하게 경제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그러나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수출과 부동산 투자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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