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욱 TOC까놓고]장애인의 날과 게임 속 색약모드

입력 2014-05-01 00:49   수정 2014-05-01 10:01

<p>많은 게임 디자이너들에게 접근성이야 뭐 튜토리얼이 얼마나 되는가라든가, 게임을 하기위해 입력해야 하는 정보들이다. 하지만 감각기관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게임을 할 수 있는가 아닌가라는 중요한 문제다.</p> <p>게임이라는 매체는 그 특성상 시각, 청각뿐만 아니라 복잡한 입력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입력장치를 잘 다루지 못하거나, 감각기관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에게는 그것을 온전히 즐기는 것이 힘들다. 손가락을 마음 먹은대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에게 '슈퍼마리오' 같은 게임을 클리어하라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p> <p>그렇다고 이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게임을 하지 말아야 할까. 한국에서는 이런 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해서 인색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4일째가 된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었다. 1년에 한 번뿐인 장애인의 날이었지만 한국장애인총연맹온 국가가 슬픔에 잠겨있던 때라 대부분의 행사를 취소하고 하나만 진행하였다. '장애인 이동권 확보 퍼포먼스'였다.</p> <p>한국에서 고속버스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장비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리고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행사는 결과적으로 경찰이 최루액을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p> <p>이런 사회 환경에서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게임을 할 권리까지 보장해주자는 것은 너무 사치스러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게임개발자가 그런 부분에 대해 전혀 고민이 없다는 것은 사회에 해야할 도리를 안 하는 것이 아닐까.</p> <p>한국어가 아닌 게임들을 한국어 자막으로 많이들 보게 된다. 특히 영어 게임들의 한국어화는 일부 성우까지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자막 한글화이다. 영어를 잘 못하는 게이머들에게 고마운 존재이긴 하지만 가끔 자막에 효과음 등이 섞여있는 것을 보고 갸우뚱 하게 된 게임들도 있으리라. 사실 게임에서 자막은 이런 외국 게이머들뿐만이 아니라 청각장애자들에게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p> <p>사람들이 하는 흔한 오해는 청각장애자는 아무것도 듣지 못한다든가, 시각장애자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장애라는 것이 그렇게 무 자르듯이 끊을 수는 없다. 정상적인 생활은 힘들지만 아예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이 약간만 느낄 수 있는 감각기관으로 느낄 수만 있게 한다면 게임 플레이도 가능하리라.</p> <p>게임 '스타크래프트' 테란황제로 불렸던 프로게이머 임요환이 시각장애자 게이머와 스타크래프트를 하는 이벤트도 있었다. 남들과 같지 않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남들보다 몇배의 노력을 했겠지만, 만약에 게임 개발사가 별 생각없이 유닛이 모두 같은 소리를 내게 했다면 게임을 즐기지 못했을 것이다.</p> <p>미국 게임 잡지 '가마수트라'에 언급된 리포트에 의하면 미국 시민의 8%가 청각에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1만 명의 유저가 플레이하는 게임이라면 800명은 청각에 문제를 가지고 있고, 게임에서 소리가 아니면 진행을 할 수가 없는 부분이라면 그리고 여기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800명은 그 시점부터 더 이상 게임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p> <p>사실 한국에서 장애인의 웹 접근성은 최악이다. 시각 장애인들은 콘텐츠의 내용을 읽어주는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한국에서 많은 웹사이트가 프로그램이 읽지 못하는 이미지로 내용을 전달하고는 한다. 물론 주석은 달려있지 않다. 이제 법적으로 웹 접근성에 대한 준수가 의무화 되고 있으니 점차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p> <p>'게임 크리에이터가 알아야 할 97가지'라는 책이 이번에 번역되었다. 여러 개발자들의 간단한 칼럼들이 모여있는 책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건 한국판에 추가된 한국에서 작성된 7개의 칼럼이다. 마지막에 들어간 '색각이상자를 위한 접근성팁'은 평소에 찾아보기 힘든 접근이라 굉장히 반가웠다.</p> <p>여기서 우리가 흔히 색맹이라 부르는 색각이상자가 배려되지 않은 게임 인터페이스로 얼마나 힘들 게 게임을 하는지 설명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실제로 '리그오브레전드(LOL)'이나 '월드오브 탱크', '심시티' 등은 색각이상자를 위한 옵션을 마련해놓고 있다.</p> <p>
핫독스튜디오의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모두의게임' 안의 '알록달록 색종이' 게임은 색약유저들이 불편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색약모드'를 빠르게 지원해 박수를 받았다는 점을 상기할 만하다.</p> <p>남성의 5~8% 정도가 색각이상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 포함되는 1명으로서 게임업계에서 앞장서서 이런 접근이 많아지고 좀 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해야하지 않나 싶다.</p> <p>한경닷컴 게임톡 오영욱 객원기자 krucef@gmail.com</p> <p>
■ 오영욱은?</p> <p>재믹스와 IBM-PC로 게임인생을 시작해서 지금은 게임프로그래머가 된 게임개발자다.</p> <p>연세대 화학공학과 01학번인 오영욱씨는 2006년 네오플에서 '던전 앤 파이터' 개발에 참여한 후 플래시게임에 매력을 느껴 웹게임 '아포칼립스'(플로우게임즈)를 개발하고, 소셜게임 '아크로폴리스'(플로우게임즈), 모바일 소셜게임 '포니타운'(바닐라브리즈)에서 개발에 참여했다.</p> <p>8년간 게임개발 외에 게임 기회서 '소셜 게임 디자인의 법칙'(비제이퍼블릭)을 공역했고, '한국 게임의 역사'(북코리아) 공저로 집필에 참여했다. '이후'라는 필명으로 Gamemook.com 에서 게임 개발자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운영 중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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