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다이빙벨 결국 '자진 철수'

입력 2014-05-01 19:45  


희생자 수색 실패…완전 철수
이종인 "분란 일으켜서 죄송"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다이빙벨을 세월호 사고 해역에 투입한 지 3일 만에 자진철수를 선언했다. 이로써 그간 다이빙벨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갈등과 논란은 일단락 될 전망이다.

당초 이종인 대표는 다이빙벨로 20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며, 조류에 상관 없이 구조·수색이 가능하다고 주장해 한때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해경 측에 투입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실낱같은 희망의 상징으로까지 부각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빙벨은 예상과 달리 정식 투입이 결정된 이후 설치가 지연되거나 산소 공급등의 문제로 구조·수색 작업에 이렇다할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종인 대표는 1일 "다이빙벨이 수심 23m에서 설치돼 잠수사 2명이 50분가량(각 25분, 20분) 수색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밝힌 뒤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철수시켰다.

이종인 대표는 철수 이유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세력들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 결심했다"며 "실종자 수색작업은 지금 계속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사람을 늘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종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철수의 이유를 '공(功)싸움'으로 든 것에 대해서는 "그래도 철수이유가 그것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한 행동이 구조·수색 작업에 혼선을 빚었다고 한다면 혼선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 나름대로 내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해경 등에 대해서도 "마무리 작업 잘 해주시고 그동안 분란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편 다이빙벨 투입 이후 수색·구조작업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했던 실종자 가족들은 실망감을 내비쳤다. 알파 측 바지선에 동승한 한 실종자 가족은 "이씨가 실종자 가족을 데리고 장난친 것 밖에 안 된다"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벨이 있는 바지선을 향해 '대답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다이빙벨의 철수에 대해 "다이빙벨 투입 계획도, 뺀 것도 이종인 대표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며 "이쪽에서는 빼라 마라 안 했다. 지원이 필요한 부분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종인 대표 역시 "해경 측의 협조는 잘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고 대변인은 "가족이 원하고 이종인 대표가 원하면 앞으로도 투입 계획은 검토해보겠다" 며 "다이빙벨 투입시간과 작업 여부는 통신과 카메라 장비를 사용한 만큼 확인하면 될 것이다. 다만 자료를 스스로 내놓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수색 작업에서 다이빙벨의 실효성과 관련해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그동안 안전성 등을 들며 투입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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