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중복사업 통폐합…3년간 600여개 감축

입력 2014-05-01 21:08  

'페이고'로 나라곳간 지키자 -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

예산 편성부터 페이고 원칙…불요불급한 지출 최대한 억제
여의도 14배 軍 '놀리는 땅', 2017년까지 매각 작업 완료



[ 김주완 기자 ]
정부가 1일 ‘2014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밝힌 2014~2018년 국가재정 운용전략의 핵심은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지출을 줄이고 ‘페이고(pay-go)’ 원칙을 강화하는 것이다. 안전, 복지, 문화 등 일부 분야에 대한 투자는 확대하지만 기본적인 재정 기조는 ‘타이트’하게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재량지출 사업 6000개 가운데 유사·중복사업은 통폐합해 600여개를 줄이기로 했다.

○“페이고 원칙 적용하라”

정부는 기초연금 도입 등에 따른 복지 분야 지출뿐만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분야 지출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문화 분야에서도 국정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중장기 재정 운용의 기본 전략은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복지와 안전 분야에 쓸 돈은 늘어났지만 세수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상치보다 8조5000억원이나 덜 걷힌 데다 올해 1~2월 세수 진도비(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실적)도 14.4%에 그치고 있다.

방문규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재정 여건이 어렵지만 할 일은 하면서도 재정건전성을 지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예산편성 단계부터 부처별 새 사업계획을 세울 때 기존 사업을 줄이는 페이고 원칙을 재정 운용의 기본으로 삼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앞으로 행정부 내부에서도 페이고 원칙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각 부처가 신규 사업이나 기존 사업 확대를 추진할 경우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우선순위가 늦은 사업의 지출을 줄이는 등 구체적 재원대책을 마련한 뒤에 예산을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페이고 원칙을 공개 석상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또 향후 3년간 재량지출 사업 6000개 중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해 10%인 600여개를 감축하고 예산 외로 운영되는 별도 재정 자금을 실제 예산에 편입해 재정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4대강 사업 등 과거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투자가 늘어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줄이기로 했다.

○군 유휴지도 매각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분야별로 지출을 줄이고 세입을 늘리는 방안도 논의했다. 국방부는 사용계획이 없는 군 유휴지의 용도를 변경해 매각할 계획이다.

최근 국방부 자체 조사에 따르면 전체 군 용지 13억1686만㎡ 중 여의도 면적(290만㎡)의 약 14배에 해당하는 3988만㎡ 규모 용지가 사용계획이 없는 유휴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상반기에 유휴지 분류작업을 마무리하고 군사시설지역으로 된 토지용도를 변경, 2017년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 2차로 도로를 넓히면서 4차로까지 필요치 않은 지역에는 가변식 3차로 방식 도로를 적극 적용할 계획이다. 2차로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면 사업예산이 ㎞당 183억원 소요되지만 가변식 3차로를 건설하면 132억원으로 예산이 줄어든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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