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줄이고 中 늘려라"…7개 항공사, 중국 하늘길 잡기 '혈투'

입력 2014-05-01 21:31  

韓·中 정기노선 17개 신설, 12개 노선 증편…5월 배분
중국관광객 크게 늘며 '효자' 노선으로 부상
LCC "대형사 과점 깨야"…대한항공·아시아나 "중국노선은 양보 못해"



[ 이미아 기자 ]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하늘길을 잡아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는 물론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이 이달 말 새로 배분되는 한·중 항공 노선의 노른자위 운수권을 따내기 위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에 돌입했다.

그동안 아시아 근거리 노선의 효자 노릇을 해온 일본 노선이 엔저와 한·일 관계 악화 등으로 여객 수요가 줄어 수익성이 떨어진 반면 중국 노선은 탑승객이 가파르게 증가하며 ‘떠오르는 별’이 됐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한·중 항공회담에서 신설 또는 증설하기로 합의한 정기노선 운수권에 대한 희망 노선 신청을 오는 13일까지 받은 뒤 이달 말께 배분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다다익선 앞세운 운수권 경쟁

한·중 양국은 지난달 열린 항공회담에서 17개 정기노선을 신설하고, 기존 12개 노선은 증편하기로 합의했다. 이렇게 되면 양국 간 정기노선은 45개 노선·주 426회에서 62개 노선·주 516회 운항으로 늘어난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여름 성수기를 대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운수권 배분을 서둘러 결정할 계획”이라며 “대형 항공사와 저비용 항공사를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부터 산둥성과 하이난다오 두 지역만을 한국 항공사가 별도 허가 없이 취항할 수 있는 항공 자유화 지역으로 정해 놓고 있다. 다른 지역에 취항하려면 정기노선 운수권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항공사들은 한·중 항공회담에서 항공 자유화 지역 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국내 여행객의 탑승 수요가 많은 중국 시안과 다롄, 옌지 등은 출발지가 인천공항이 아닌 청주, 부산 등 지방공항에 배당했다는 것이 내심 불만이다.

하지만 한·중 간 항공 시장이 워낙 급팽창하고 있어 다소 성에 차지 않더라도 운수권을 최대한 확보해 놓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3년 전 회담 때만 해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강 체제였지만 이젠 7개 항공사가 경쟁하기 때문에 회사들로선 운수권 한 개가 아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52.5% 급증한 432만6869명이었다. 올해는 5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274만7750명으로 전년보다 21.9% 줄었다.

○대입 뺨치는 정보전과 눈치작전

항공사들은 대부분 신설 노선에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지만, 개별적인 선호 노선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중국 노선을 가장 많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이번엔 각 항공사들이 무조건 인천 출발 노선만을 고집하지 않고 나름대로 흩어지는 ‘눈치 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신규 노선의 운수권 배분과 성공적 운영을 위해선 수익성을 철저히 따져야 하지만 당장은 노선 확보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반적으로 신설 노선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증편된 기존 노선의 경우 중국 측이 국내 항공사 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주 9회 취항지에는 한국 국적 항공사 1곳, 주 10회 이상 취항지엔 2곳을 허가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곳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뿐이다. 하지만 LCC인 이스타항공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겨룰 여력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중국 노선(홍콩 포함)을 각각 24개와 32개 운영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와 LCC 간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LCC 측은 “대형 항공사의 과점 체제를 깨기 위해선 LCC에 우선 배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나란히 영업적자를 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여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중국 노선은 절대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두 항공사는 지난 2월 일본 노선을 일부 감편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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