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민 경기 급랭…그래도 삶은 계속 되어야

입력 2014-05-02 20:31   수정 2014-05-03 04:58

경제가 가히 올스톱된 모양새다. 수학여행은 말할 것도 없고, 지자체 등의 문화·축제행사, 기업·단체의 연수 세미나 이벤트가 취소되고 직장 회식까지 끊겼다. 관광·레저 활동도 중단돼 항공편 예약 취소가 속출하고, 호텔 백화점 전통시장은 물론 전국 여행지 식당들조차 썰렁하기만 하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7% 넘게 줄었다고 한다. 이벤트업체 직원, 골프장 캐디, 아르바이트 직원들은 실직을 걱정하고 자영업자들은 장사가 안돼 다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한다.

대한민국이 정지한 듯한 양상이다. 세월호 실종자 구조가 아직 진행 중이다. 다들 모든 게 조심스럽기만 하다. 자칫 눈에 띄었다간 큰일난다며 주위를 경계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언론들의 영향이 크다. 흥청망청 먹고 쓰는 것도 아닌데 저녁에 맥주, 소주 섞어 마신 것을 다그치고, 주말에 골프장 가는 사람이 없는지 조사하겠다고 야단이다. 완장을 차고 사생활을 감시하는 형국이다. 이래서야 누군들 마음 편하게 외식을 하고, 여행을 가고, 야외 활동을 할 생각을 가질 수가 있겠는가.

국화 한 송이를 내려놓은 다음에는 옷매무새를 추스르고 일상을 정상화해야 한다. 상가에서도 문상객들이 모두 침울해하면 상주는 더더욱 슬픔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법이다. 슬픈 일이 생기면 위로를 하듯, 경사가 있으면 축하도 해야 한다. 복잡하게 얽힌 채 맞물려 돌아가는 게 현대사회다. 학생, 직장인, 자영업자, 주부, 공무원 모두 각자의 일이 있다.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이 된다. 언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야 생업도 살고, 대한민국도 돌아간다. 안 먹고, 안 가고, 안 보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다고 해서 해결될 게 없다. 집단 우울증을 부추기는 광기의 보도를 끝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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