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심 이반'에 초비상…지지율 첫 30%대 추락
野 '기초연금' 등 당내 갈등…여론 분위기 이끌지 못해
[ 손성태/이태훈 기자 ]
세월호 참사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대로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2일 나왔다. 6·4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세월호 ‘쇼크’가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새누리당 ‘암울’
여론조사 회사인 한국갤럽이 만 19세 이상 1008명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이 직무 수행을 잘하는지’를 물은 결과 긍정 평가는 48%, 부정 평가는 40%였다. 2주 전 같은 조사와 비교해 긍정 평가는 11%포인트 떨어지고, 부정 평가는 12%포인트 올랐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30일 이뤄졌고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박 대통령이 한국갤럽 조사에서 40%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등이 불거졌던 지난해 3월 넷째주와 4월 첫째주에 41%를 기록한 게 최저였고, 철도노조 파업 사태가 터졌던 작년 12월 셋째주에도 4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이 39%, 새정치민주연합이 24%였다. 2주 전보다 새누리당은 6%포인트, 새정치연합은 1%포인트 떨어졌다.
문화일보와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달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전국 19세 이상 1000명 대상, 신뢰 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한 달 전 40.2%에서 30%로 1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날 새누리당엔 초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초만 해도 박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및 야당과의 지지율 격차 등으로 승리 분위기가 감돌았던 지방선거 판세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엔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 등 수도권에서 3 대 0 승리를 점치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당 일부 텃밭에서조차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당도 유리한 국면 아니다
여당의 지지율 하락이 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야당 지지율은 정체 상태이거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 세력이 야당 측으로 돌아선 게 아니라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 흡수된 결과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26%에서 34%로 8%포인트 상승했다.
갤럽 측 관계자는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국민이 대안 정당을 찾지 못한 채 절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세월호 침몰 수습이 7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커져 지방선거가 흥행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선거 참여율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정책 대결을 자제한 ‘깜깜이 선거’가 치러진다면 여야 모두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무능, 무책임, 무관심 등 ‘3무정권’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지만 기초연금 등 민생법안 처리 지연과 당내 경선 갈등으로 여론을 돌려세우지 못하고 있다.
여론 분석 전문가들은 ‘세월호 쇼크’란 변수로 몇 개 선거구를 제외하곤 여야 후보 간 유불리를 예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 간 정책 대결 등을 최대한 자제하는 ‘조문정국’에서 현역 프리미엄이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손성태/이태훈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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