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에도…여객선 11척, 안전 무시한 채 운항

입력 2014-05-02 20:58  

민관합동TF, 155척 점검
구명정 불량 등 안전 위협
시정조치 후 9척 운항 재개



[ 김재후 기자 ]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에도 국내 연안여객선 11척이 안전점검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운항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선박은 구명정 엔진 불량, 구명동의 미작동 등 침몰 사고에 전혀 대비돼 있지 않았다.

2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여객선 안전분야 혁신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합동 태스크포스(TF)’는 지난달 22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연안여객선 173척 중 휴항·휴업 중인 선박 18척을 제외한 155척을 전수점검한 결과 11척에서 안전상의 결함이 발견돼 운항 정지 조치를 내렸다.

인천과 연평도를 오가는 플라잉카페리호와 인천~백령도 구간의 하모니플라워호의 경우 레이더 부속이 수명을 다했으며 유수분류기 작동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또 여수~금오도 구간의 금오페리3호(신기~여천) 고군산호(백야~둔병) 한려페리호(여수~함구미) 5은성페리호(백야~직포) 남해고속카훼리7호(녹동~제주) 평화훼리5호(녹동~거문도) 여수거북선호(돌산대교~사도) 등은 화재탐지 장치가 고장 났거나 비상조타 불능, 타기실-조타기실 통신 불능, 수밀문 작동 밀폐 불가 등의 상태로 운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침몰 사고 시 승객을 구해줄 구명정 엔진이 작동하지 않은 여객선도 있었다. 삼천포에서 제주를 연결하는 제주월드호는 구명정 엔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구명뗏목 진수용 안전핀도 움직이지 않는 상태였다. 선장과 선원 등이 비상 시 본인 임무를 숙지하지 않은 채 여객선을 운행한 독도사랑호(울릉도~독도)는 비상전원도 들어오지 않았다. 선원들은 조난신호 작동법도 몰랐다.

권준영 해수부 연안해운과장은 “점검 결과 안전상태가 미흡하다고 판단된 11척에 대해 운항 정지 조치를 내렸고, 이들 선박 중 시정 조치가 된 선박 9척은 운항을 재개한 상태”라며 “나머지 2척은 시정할 때까지 운항 정지 상태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운항을 멈춘 선박은 금오페리3호, 독도사랑호 등이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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