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만에 2배 가량 늘어
펀드 들땐 장기수익률 비교를
[ 안상미 / 박한신 기자 ] 3040세대가 노후 준비와 함께 큰 관심을 갖는 상품은 어린이 적금·펀드다. 자녀가 성년이 됐을 때 필요한 목돈을 미리 마련하려는 것이다. 어린이 금융상품은 대개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만 가입할 수 있다. 부모가 대신 적립해주는 방식이 많다.
최근 어린이 적금 가입이 급증세다. 하나은행의 대표 상품인 ‘꿈나무적금’ 계좌 수는 지난해 말 3만4540개에서 지난달 28일 6만4410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적금 잔액도 같은 기간 182억원에서 454억원으로 150% 불어났다. 만기가 3년인데 기본적으로 연 3.6%의 금리를 적용해주고 각종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6%까지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국민은행의 ‘주니어스타’ 통장과 적금 가입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주니어스타 통장 계좌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00만개를 넘었다. 주니어스타 적금 잔액은 지난해 1분기 말 4851억원에서 1년 만에 5680억원으로 증가했다.
어린이 적금은 안정적이지만 금리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 이정환 신영증권 영업1팀장은 “10년 이상 장기 투자할 때는 물가상승을 상쇄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실적배당형 상품을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26개 어린이펀드의 장기 성과는 장기 적금을 큰 폭으로 앞선다. 최근 2~3년간 증시가 부진하면서 단기 수익률이 좋지 않지만, 5년 평균 수익률은 30.08%(지난 2일 기준)로 높은 편이다.
다만 펀드 간 수익률 격차가 크기 때문에 어떤 펀드에 가입할지는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전체 어린이펀드의 2년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최고와 최저 수익률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한다. 투자기간을 5년으로 늘리면 1등과 꼴찌 펀드 간 수익률 차이는 74%포인트로 더 벌어진다.
이주용 한국밸류자산운용 마케팅팀 차장은 “어린이펀드는 장기 성과가 중요하기 때문에 인덱스펀드처럼 시장지수를 따라가도록 운용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차별화된 운용철학을 고수하면서 매년 안정적으로 성과를 내는 펀드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이 어린이펀드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꼼꼼히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운용보고서를 내놓는지, 어린이 보험에 무료로 가입해 주거나 경제캠프, 체험교실 등을 활발하게 여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어린이펀드는 장기 가입상품인 만큼 상품별 수수료도 따져봐야 한다. 매년 떼가는 보수가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어린이펀드의 보수는 일반 펀드보다는 평균적으로 낮다. 예컨대 운용보수만 보면 평균 0.25~0.67%로, 일반 인덱스펀드만큼 저렴하다.
상속증여세법상 만 19세까지 10년 단위로 2000만원, 20세 이후 5000만원까지 증여세 면제 혜택이 있다. 이 한도 내에서 어린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는 자녀 명의로 드는 게 낫다는 얘기다. 각 증권사나 은행에서 제공하는 증여신고 대행서비스를 적극 이용해볼 만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펀드와 적금에 들 때 자녀들이 투자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면 건전한 경제활동 경험을 쌓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상미/박한신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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