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위기에 몰린 팬택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물러난 박병엽 전 부회장의 얼굴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하다. 서울 탑골공원에서 만난 MC 송해 씨의 얼굴엔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 웃음의 힘이 느껴진다. 남한, 북한, 일본까지 거친 스포츠의 경계인 정대세 선수(수원 블루윙즈)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그라운드에서 몸짓으로 표현한다.
《100인첩》은 정동헌 한국경제신문 기자가 담은 우리 시대 명사 100인의 얼굴이다. 경제인, 정치인, 예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의 사진을 보면 배경과 구도 같은 ‘인물 사진의 정석’이 무엇인지 먼저 알게 된다. 그 뒤에 보이는 것은 감정이다.
사진기자는 정지된 장면보다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을 많이 찍는다. 말에는 감정이 묻어 있고 감정은 표정으로 나타난다. 저자는 취재할 때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건넨다. 그의 말처럼 “사진은 기술로 찍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 모양새를 내기 위함이 아니라 감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취재수첩에 적어 뒀던 그들의 좌우명이나 주장, 저자의 후기도 인상적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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