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세월호 유족 직접면담은 안할듯

입력 2014-05-09 16:53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청와대를 항의방문 중인 세월호 유족들과의 직접 면담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한 브리핑에서 유족들의 대통령 면담 요구에 대해 "대통령은 진도나 안산 (분향소)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가족들 의견을 들었고, 적극적인 검토를 지시해서 (관계기관이 지시를) 반영을 해왔다"며 "오늘도 가족들의 요청이 있어서 이례적으로 정무수석·홍보수석 두 수석을 가족들에게 보내서 (가족들의) 말씀을 듣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은 이번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여러 조치를 준비하고 있고 조만간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며 "가족들께서 또 다른 의견이 있어서 전달해주신다면 그것도 전달하고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 대변인은 이런 청와대의 입장이 "직접 청와대에 온 유족들을 만나진 않을 거란 말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관련된 답을 방금 했다"고 답해 직접 면담계획이 없음을 사실상 전했다.

또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은 세월호 유족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민 대변인은 덧붙였다.

한편 민 대변인은 두 수석이 "이날 오전 9시20분부터 11시까지 연풍문에서 세월호 가족 대표와 면담했다"며 "유족 대표 2명과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 및 변호사 한분이 유족측에서 참석했다"고 전했다.

앞서 세월호 침몰사고 유족들은 전날 밤 10시10분께 희생자 영정을 든 채 "KBS 국장이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비교하는 발언을 했다"며 해당 간부의 파면과 사장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며 KBS 본관을 항의방문했다.

당시 유족 대표들은 오후 11시35분께 새정치민주연합 일부 의원의 중재로 KBS 건물로 들어갔으나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새벽 3시50분께 청와대 진입로인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자리를 옮겨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경찰과 밤샘 대치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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